[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가 주요 계열사의 안정적 실적에 힘입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낸 가운데 KB증권이 주요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을 가장 많이 늘리며 실적 확대의 선봉에 섰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증권맨’ 김성현·이홍구 각자대표체제가 의미있는 첫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 '그룹 깜짝실적' 견인차 부각, 김성현 이홍구 '쌍두마차' 성공적 데뷔

김성현(왼쪽), 이홍구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체제가 순항하면서 지주사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KB금융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KB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3761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50.7% 늘면서 2017년 현대증권 합병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순이익 기록을 새로 썼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상반기 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기도 했다.

상반기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 순이익이 각각 32.6%와 30.2% 늘었지만 KB증권 증가율에 미치진 못했다.

KB손해보험과 KB자산운용은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8.9%와 7.0%에 그쳤고 KB라이프생명과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8.2%와 19.0% 감소했다.

KB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2조7815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7.5% 줄어든 것인데 증권업계에서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딛고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평가됐다.

KB금융지주는 애초 상반기 순이익 2조5천억 원가량을 낼 것으로 추정됐는데 실제 성적은 이를 11%가량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전망치보다 약 2800억 원 가량 더 많은 순이익을 낸 것인데 KB증권의 순이익 증가분(1265억 원)이 약 45%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KB국민카드(순이익 증가분 628억 원)가 22%, KB손해보험(468억 원)이 17%가량 기여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내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지난해 말 34.9%에서 상반기 48.7% 수준까지 높아졌다.

올해 출범한 김성현이홍구 각자대표체제가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상반기 IB(기업금융)와 리테일(개인금융) 양방 모두에서 균형잡힌 성장을 이뤄냈다.

IB에선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LG에너지솔루션 유상증자 등을 주관했으며 리테일에선 위탁매매와 자산관리(WM) 수익이 모두 증가했다.
 
KB증권 '그룹 깜짝실적' 견인차 부각, 김성현 이홍구 '쌍두마차' 성공적 데뷔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이사(오른쪽 네 번째)가 5월8일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 시장 최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KB증권은 박정림 전 각자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올해 초 이홍구 대표가 오면서 지금의 각자대표 체제가 구축됐다. 김 대표가 IB부문을, 이 대표가 리테일 부문을 맡고 있다.

김 대표와 이 대표 모두 증권맨 출신인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현대증권 출신, 김 대표는 대신증권 출신이다. 박정림 전 대표는 KB국민은행 출신이었다. 증권맨이 KB증권 대표에 모두 오른 것은 KB금융그룹에 편입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쌍두마차가 모두 증권 태생으로 바뀐 뒤 첫 반기기준 성적표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현 각자대표체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향후에도 여러 IB딜들을 앞두고 있고 리테일에선 24시간 환전서비스, WTS(웹트레이딩서비스) 등이 순항하면서 하반기 호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천억 원에 육박하는데 올해 증권업계 ‘1조 클럽’ 달성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트레이딩 및 위탁매매 관련 영업이익 증가와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일회성손실 인식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호실적을 냈다”며 “하반기도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