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의 주요 아파트 단지 가격이 2021년 전고점을 이미 초과하거나 90% 이상 회복한 가운데 아파트 매매 가격의 상승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네이버 부동산의 아파트 전세 및 매매 매물은 줄어들고 있고 매매 거래량은 반등하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이투자 “서울 주요 아파트값 2021년 수준 회복, 상승 추세 당분간 지속”

▲ 하이투자증권이 12일 아파트 분양 및 입주 물량 감소,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의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목동6단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배 연구원은 서울 중심부를 포함한 최근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4년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2023년부터 이어진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급감 △2024년 입주 물량 감소에 따른 전세 가격 상승 등이 제시됐다.

배 연구원은 아파트 가격 상승이 낙관적인 금리 인하 시나리오가 선제 반영됐기에 발생했다고 바라봤다.

2024년 5월 기준으로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는 3.56%로 2023년 11월과 비교해 0.46%포인트 떨어졌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의 자금 조달 금리를 가중 평균해 계산한 지수를 뜻한다.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또한 4~6%대에서 산정되고 있다. 2024년 6월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876조9천억 원으로 반기 기준으로 202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인 26조5천억 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4년 5월에서 6월까지 한 달 동안 주담대 잔액은 6조3천억 원 증가했다. 이 또한 지난해 6월(6조9천억 원)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배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실제로 단행될 경우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가격 상승이라면 시차를 두고 지방의 아파트 가격도 재차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아파트 분양 물량 감소도 가격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꼽혔다.

배 연구원은 “2023년 전국의 분양 물량은 21만 호로 2022년과 비교해 43% 줄었는데 2024년 6월 기준으로도 분양 물량이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6월 누적으로 분양물량은 11만5천 호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는 56% 증가했으나 절대적인 분양 물량이 경상적인 수준에 아직 못미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5년 입주 물량은 25만 호, 2026년은 15만 호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부연했다.

배 연구원은 전세대출 금리 하락 및 임대차 2법 시행 4년차 돌입에 따른 전셋값 상승 또한 아파트값 인상을 견인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주택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은 최초 임대차 2년 계약 이후 세입자에게 추가 2년 거주를 보장하고 월세 및 전세보증금의 인상을 5% 한도 안으로 규정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2020년 7월부터 시행된 만큼 2024년 7월부터 만 4년이 지난다.

배 연구원은 “2024년 입주 물량이 2만4천 호로 적고 그 가운데 절반인 1만2천 호가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인 것을 보면 전세 물량은 더욱 희소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전세 가격 상승과 입주 물량들을 고려하면 전세보증금은 한 차례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