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 30년 동안 폭염 일수 70배 증가, 올해 더 뜨거운 여름 찾아온다

▲ 26일 오전 서울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자 한강공원을 찾은 서울시민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주요 대도시들이 지난 몇십 년 동안 폭염을 겪는 날들이 크게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도 같은 기간 동안 폭염 일수가 70배 이상 늘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기상 관측기관들이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여름은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파악돼 극한 폭염을 향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영국 연구단체 국제환경개발연구소(IEED)는 지난 30년 동안 세계 주요 소디 폭염 발생 일수를 집계한 자료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 시트를 보면 지난 30년 동안 다카, 도쿄, 런던, 마닐라, 카이로, 파리 등 세계 대도시들의 누적 폭염 발생 일수는 약 52% 증가했다. 여기서 폭염 발생 기준으로 잡은 온도는 35도였다.

세계 대도시 전체 누적 발생 일수는 10년 단위로 집계됐는데 1994년~2003년 4755일, 2004년~2013년 5343일, 2014년~2023년 6488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도시들 가운데 독보적 상승률을 보인 것은 서울로 IEED는 10년 단위로 집계된 폭염 발생 일수를 평균을 내 누적 증가세를 분석한 결과 1994년부터 2023년까지 약 736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외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3440%,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3200% 등이 큰 증가폭을 보였다.

터커 렌즈먼 IEED 선임 연구원은 "불과 한 세대 만에 세계 최대 대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극심하게 더운 일수가 놀라울 정도로 증가했고 도시 열섬 효과로 더 악화됐다"며 "폭염이라는 도전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포함한 정책 입안자들의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대도시들의 폭염 발생 일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여름도 사상 최고로 더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극한 폭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지난 30년 동안 폭염 일수 70배 증가, 올해 더 뜨거운 여름 찾아온다

▲ 세계기상기구(WMO)에서 발표한 올해 6~8월 기온 전망. 붉은색이 짙을수록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기상기구>

유럽연합(EU) 기상관측 기관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 10일(현지시각) 공식발표를 통해 최근 태평양, 인도양 등 해양 기온과 지표 기온 등을 분석해봤을 때 올해 유럽 여름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온을 크게 높인 원인으로 꼽혔던 엘니뇨가 통상적으로 글로벌 기온을 낮추는 라니냐로 올해 바뀌었는데도 기온이 더 높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C3S는 도표를 통해 북아메리카, 동북아시아 등 지역에 인접한 해양 수온도 높게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상 유럽처럼 이들 지역 기온도 평년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국토 전역에 걸쳐 30도 이상 고온이 지난주부터 발생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카운티 등에서는 40도가 넘는 기온이 관측되기도 했다.

CNN은 28일(현지시각) 미국 기상청 분석을 인용해 최근 기온 상승 추세를 보면 올해 7월 피닉스 카운티 여름 기온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지난해보다도 높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레데리케 오토 영국 그랜텀연구소 선임 기후학 강사는 27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라니냐에도 불구하고 올해 여름은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전례 없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달 초 공식발표를 통해 올해 라니냐 발생 확률이 70%가 넘으며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연간 기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9년 동안 연간 기온이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라니냐가 나타나도 올해 기온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셀윈 하트 유엔(UN) 사무총장 기후행동 특별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에 "(라니냐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도) 폭염이 늘어나는 현 상황의 위험성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기후변화의 근본적 원인이 된 화석연료를 서둘러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