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상반기에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실적을 지나치게 후하게 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2016년 상반기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및 재무구조개선 양해각서(MOU) 이행점검 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D등급(부진)으로 평가했다.

  "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 경영실적평가 부풀리기"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이행 약정에 관한 경영평가점수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경영목표이행실적 22.63점, 자구계획이행실적 29.07점, 정성적평가 14.4점으로 전체 점수는 D등급에 속하는 66.1점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은 D등급을 받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에게 경고를 내리고 경영정상화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낼 것을 요구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다음 경영실적평가에서도 D등급 이하를 받으면 경영진을 교체하거나 해임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은 이번에 대표이사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하는 경영실적평가 점수 50점대(E·F등급)를 받지 않았는데 현재의 경영위기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후한 점수를 줬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의 위기관리능력 등을 평가하는 정성적평가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70점인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드러나기 전인 2014년에 69점을 매겼던 것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 매출액, 영업이익률, 이자보상배율, 자산매각 등을 평가한 재무구조개선 약정이행 점검결과로 100점 만점에 39.4점을 매겨 약정 ‘불이행’으로 평가했는데도 향후 약정을 이행할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막연한 전망을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업은행은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약정이행 가능성에 대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고 신규 수주실적도 좋아진다는 전제 아래 앞으로 계열사 전반의 약정 이행달성율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실적을 D등급보다 낮게 평가할 경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현재 경영진에 대한 교체나 해임을 권고해야 한다는 점을 의식해 등급부터 먼저 정하고 여기에 맞춰 점수를 준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