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쟁률 93대 1 더샵둔촌포레, "리모델링도 상품성·안전성 손색없다"

▲ 서울 강동구 둔촌동 30-4번지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둔촌더샵포레 리모델링 건설 현장.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 협의회>

[비즈니스포스트]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사업의 대체제가 아닌 보완재다. 주민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주거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재건축사업과 비교해 친환경적 요소가 있는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장은 둔촌더샵포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모델링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모델링으로 탄생한 단지가 상품성이 재건축단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둔촌더샵포레 청약결과로 증명됐다는 말도 나온다. 
 
[현장] 경쟁률 93대 1 더샵둔촌포레, "리모델링도 상품성·안전성 손색없다"

▲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장(오른쪽)이 13일 둔촌더샵포레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13일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 협의회(서리협)과 포스코이앤씨는 둔촌더샵포레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둔촌더샵포레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2층~지상 14층, 8개 동(리모델링 5동, 별동신축 3동), 572세대로 지어지고 있다. 둔촌현대1차를 리모델링 해 기존 498세대에서 74세대가 늘어났다. 증가한 물량은 별동신축으로 모두 일반분양된다. 주차대수는 368대에서 703대로 큰 폭으로 늘었다.

3월 서울 내 유일하게 분양하는 단지다. 현재 공정률은 72%로 지난 12일 1순위 청약 경쟁률 93.06대 1을 기록했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기대 이상의 흥행성적을 낸 것이다. 

입주 예정일은 올해 11월로 당첨자 발표는 3월20일이고 정당계약은 4월1일부터 3일 동안 진행된다. 

리모델링사업은 사업성이 낮고 단지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조합은 전략적 판단을 내렸다.

리모델링 전 조합원 세대당 실사용면적이 84㎡에서 93~95㎡으로 늘어나는 대신 84㎡ 52세대, 112㎡ 22세대 등 새로 지어지는 별동을 모두 일반분양 물량으로 돌려 수익성을 확보했다.

덕분에 조합원 세대당 분담금은 2억6천만 원가량으로 서울 정비사업에서 낮은 축에 속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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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샵둔촌포레 건설현장. <비즈니스포스트>

서리협과 포스코이앤씨는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택공급을 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현재 서울시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는 137곳(조합 76개, 추진위원회 60개)으로 30만 세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세대증가 가능형 단지는 898곳으로 77만4천 세대다.

리모델링사업이 주택법에 따라 15%까지 세대를 늘릴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대 11만6천 세대 신규주택 공급이 가능한 셈이다. 

이 실장은 “정비사업은 일반적으로 재개발·재건축을 뜻해 리모델링이란 용어 자체가 사람들에게 생소해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면서도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해야 하는 당위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사업과 비교해 사업기간이 짧아 주택공급에 유리하다. 현재 수도권으로만 한정하더라도 준공된 지 20년이 경과한 공동주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만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차장 부족, 커뮤니티시설 수요 증가, 생활양식 변화에 따른 주택구조 변화 등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사업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관점에서도 리모델링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가 모였다. 이 실장은 “리모델링은 건축분야에서 대표적 친환경사업으로 분류된다”며 “재건축사업과 비교해 철거와 시공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 절반이 저감된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사업의 사업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미 허용용적률을 초과하는 노후아파트들이 많은 상황에서 재건축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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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촌더샵포레 지하주차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노태우 정부 당시 200만 세대를 공급할 때 서울에도 용적률 400%에 육박하는 아파트들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당시 기존 아파트들 용적률이 150~220% 수준이라 재건축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저밀도에서 고밀도 개발로 재건축사업의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종상향 등을 통해 용적률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지만 기부채납(공공기여) 문제로 정부와 정비사업 조합이 갈등을 벌이고 있다. 

이에 현실적으로 재건축사업을 할 수 없는 단지들이 리모델링사업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하도록 유도해 주택공급을 늘릴 필요성이 떠오른다.

서리협은 리모델링으로 탄생한 단지의 안전성과 상품성이 차이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둔촌더샵포레는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1990년 이전에 설계된 아파트들을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우리나라가 더 이상 지진에서 안전한 국가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리모델링 단지에 내진성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가 개포우성9차를 리모델링해 2021년 12월 준공한 강남구 ‘개포더샵트리에’도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서리협은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정치권에 리모델링사업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앞서 1월17일 윤석열 대통령 비서실에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 관련 대통령 공약이행 촉구 및 대통령 면담요청 건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지난 12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2024년 공동주택 리모델링 포럼 참석 및 질의회신의 건’을 각각 발송했다. 서리협은 28일 리모델링 포럼을 개최한다.

서리협은 “윤 정부는 재개발, 재건축뿐 아니라 리모델링 활성화로 수요 맞춤형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며 “신속한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을 위해 각 당에 질의를 하고자 한다”는 내용을 공문에 담았다. 류수재 기자
 
[현장] 경쟁률 93대 1 더샵둔촌포레, "리모델링도 상품성·안전성 손색없다"

▲ 더샵둔촌포레 조감도. <포스코이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