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전략 강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로 복귀, 불황 속 내실 다지기에 힘 싣는다

전중선 사장이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전 사장은 포스코그룹 내 재무 및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전중선 사장이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1년 만에 포스코그룹 계열사 수장에 복귀한다.

전 사장은 포스코홀딩스에서 오랫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업황 침체 속에서 포스코이앤씨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확대 등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포스코그룹 안팎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로 복귀하는 전 사장은 그룹 내부에서 재무와 전략기획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사장은 전날 포스코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됐다.

전 사장은 2021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2022년 포스코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뒤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23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1년 만에 건설 계열사로 돌아오게 됐다.

전 사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포스코홀딩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 또 최정우 회장(2018년 7월~2024년 3월) 체제에서 가치경영센터장, 전략기획본부장 등 그룹 전반의 미래를 설계하는 컨트롤타워를 지휘하기도 했다.

이전에도 권오준 전 회장(2014년 3월~2018년 7월) 시절 가치경영실 발족 멤버 및 가치경영실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이구택 전 회장(2003년 3월~2009년 3월) 때도 비서실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며 포스코그룹 내부 현안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이 많다.

이같은 재무·전략 역량을 토대로 전 사장은 포스코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이번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6명 안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만큼 그룹 안팎에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현재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한 건설업계 상황과 맞물려 전 사장의 재무 관리 역량에 시선이 몰린다.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 원자재비·인건비 상승에 따른 원가 급등으로 건설업계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탓에 대부분 건설사가 축소된 수익성에 고민이 깊고 포스코이앤씨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전임 한성희 사장 체제에서 외형성장을 거듭해왔다.

포스코이앤씨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7조6503억 원에서 지난해 10조1660억 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고 신규수주 역시 같은 기간 8조5862억 원에서 11조 원까지 늘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이앤씨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1년 4409억 원으로 2013년 이후 8년 만에 4천억 원을 돌파한 뒤 2022년 3086억 원, 지난해 2010억 원으로 2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브라질 CSP 제철소사업 공사 지연 탓에 5천억 원대 영업손실은 낸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익체력이 낮아지면서 다른 재무 지표들도 악화하고 있다.

2021년 말 119.0%였던 포스코이앤씨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35.5%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 역시 11.8%에서 20.8%로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이앤씨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이후 철근, 시멘트 등 자재가격 강세와 인건비 두마에 따른 공사원가 상승으로 포스코이앤씨는 주력사업인 건축(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영업현금흐름이 저하하면서 재무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포스코이앤씨는 수도권 중심 주택사업에 따른 우수한 분양률 및 브랜드 인지도, 현금및현금성자산 만 1조 원이 넘는 등 충분한 유동성을 통해 현재 재무구조 악화에 대응할 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주택부동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만큼 포스코이앤씨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급격히 많아진 정비사업지들의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4조 원 이상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따냈고 올해도 이미 2조 원이 넘는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2년 7월 내놓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에 단독 입찰했고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등을 통해 일감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사장은 1962년생으로 안동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포스코그룹에서만 일한 ‘정통 포스코맨’이다.

전 사장은 경영기획실 비서실장, 원료개발실장, 가치경영실 전략위원 상무, 경영전략실장 전무 등을 거쳐 2017년부터 1년 동안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재무·전략 강한 전중선 포스코이앤씨로 복귀, 불황 속 내실 다지기에 힘 싣는다

▲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입찰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


이후 다시 포스코로 복귀해 가치경영센터 부사장, 전략기획본부장, 글로벌인프라부문장 등을 지낸 뒤 2022년 포스코홀딩스 초대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3년 3월부터는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전 사장을 두고 “건설산업 침체로 난항을 겪고 있는 포스코이앤씨의 재무건전성과 프로젝트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뤄진 포스코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는 ‘변화 속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계열사 대표가 상당수 바뀌었지만 내부에서 각 사업의 전문성을 지닌 인물들을 발탁했다.

이시우 포스코 사장이 유임된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대표는 전 사장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는 이계인 포스코 인터내셔널 글로벌사업부문장이,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이 내정됐다.

2020년부터 4년 동안 포스코이앤씨를 이끌어온 한성희 사장은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고문으로 물러난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