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커리어케어 부사장 윤승연 “공정한 이사회 평가가 기업가치 올려”

▲ 윤승연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공정한 이사회 평가가 기업가치를 올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커리어케어>

[비즈니스포스트] “이사회의 독립성과 권한이 강화되면서 이사회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윤승연 커리어케어 부사장은 13일 “이사회의 권한이 강화돼야 경영진과 이사회 간의 상호 견제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다”며 “이사회의 위상 강화와 객관적 평가는 병행되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에서 인사이트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 부사장은 사외이사 선발과 평가, 이사회 운영 지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 이사회의 위상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사회가 기업 경영활동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면서 역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 위상도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많은 기업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금융기업들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의무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사회의 위상과 권한이 강화되는 추세와 제도 변화가 맞물려 추가로 거버넌스 개편을 독려하는 제도도 검토되고 있다.”

- 선임사외이사제도(LEAD INDEPENDENT DIRECTOR : LID제도)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선출해 균형과 견제를 강화하는 제도다. 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모델의 대안이 되는 제도로서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를 대표해 ‘사외이사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재할 권한을 갖고 있다. 또 경영진에게 주요 현안 관련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특히 금융기업은 법률로 시행을 규정하고 있는데, 최근 삼성그룹의 일부 계열사가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 이사회 위상 변화에 따라 기존 평가방식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늘고 있다고 들었다. 

“금융투자협회의 모범규준에 따르면 이사회 평가의 목적은 ‘이사회가 회사의 중요의사결정기관이자 경영진 견제기관으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체적 점검항목에 견제기능의 실질성이 포함돼 있다. 해외 선진국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경우 이사회 평가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외부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기업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현재의 평가방식과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

- 외국의 경우 이사회 평가가 의무화 되어있나?

“미국의 경우 뉴욕증권거래소 규칙에 따라 상장기업은 이사회, 위원회, 이사 개인의 자기평가가 의무화 되어 있고 나스닥 상장기업은 의무사항이 아님에도 많이 도입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거의 모든 기업이 자기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FTSE350지수 상장 기업은 3년마다 외부 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도쿄증권거래소의 유가증권 상장규정에 따라 상장기업들은 이사회 평가를 하고 있다. 의무는 아니지만 평가하는 기업이 늘면서 실무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 외부기관이 이사회 평가를 하면 무엇이 다른가?

“이사회 평가를 누가 하느냐가 평가의 공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외부 평가가 공정성 담보의 핵심기반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이사회 평가를 자체적으로 하다 보니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 외부평가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외부기관에 평가를 맡기면 평가의 객관성이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또 평가의 익명성이 보장되어 평가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이사회 사무국이나 이사회를 지원하는 부서가 평가 업무 외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 이사회 평가 기관을 찾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인가?

“ESG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관해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외부 평가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 금융기업의 문의가 가장 많은데, 감독기관의 권고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금융기업의 경우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를 직접 감독하고 검사하고 있다.”

- 외부 평가 기관을 선정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

“무엇보다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 평가모델이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이를 직접 수행해야 할 평가자나 진행자가 전문가로서 책임감과 역량을 지녔는지 점검해야 한다. 윤리의식이 투철하고 보안관리에 철저한지도 확인해야 한다.”

- 커리어케어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나?

“커리어케어는 국내 1위의 서치펌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추천과 평판조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컨설팅본부의 평가 서비스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사외이사 평가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컨설턴트 또한 경험과 지식이 풍부하다.”

- 기업 입장에서 사외이사 외부평가를 도입하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외국에서 기업들이 사외이사 평가를 실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사회 평가는 공시 의무 준수를 위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이사회 운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유능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에 대한 객관적 평가결과가 이사회 운영과 개선에 적용되면 투자자의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은 시간문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