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공매도가 여러 긍정적 효과를 지닌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영국 종합지 디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지난달 30일자 기사에서 “그 누구도 공매도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공매도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 공매도 긍정적 기능 조명, “기업비리 색출과 과열 안전장치"

▲ 공매도가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연합뉴스>


기사는 개인투자자 뿐 아니라 당국들도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지니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의 긴 역사에 대해 소개하며 시작된다.

17세기 네덜란드, 18세기 영국과 프랑스가 공매도를 금지한 역사에 더해 최근 사례로는 지난달 6일 한국 금융위원회가 공매도를 금지시켰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선 공매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범이라는 등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팽배한데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며 “미국 월가에서도 ‘밈 주식’ 열기가 몰아치며 아마추어 트레이더들이 ‘공매도 거인’들에 맞서는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는 이어서 “앞으로 공매도 펀드는 당국의 압박, 투자자 이탈의 두 가지 위협을 겪게 될 것이다”면서도 “어느 경우라도 금융 시장의 자본 분배 효율성이 낮아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공매도에 대한 비판의 근거는 △다른 투자자의 수익을 깎아 먹으며 자신의 수익을 채운 다는 것 △증시 지수를 낮춘다는 것 크게 두 가지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이 두 가지 논거 모두 반박했다.

우선 공매도의 주 목적은 다른 투자자들의 수익을 깎아먹기가 아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만행위를 벌이는 기업의 적발이란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공매도 투자자들만이 이같은 비리 기업을 파헤치고 고발할 유인을 지닌다”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힌덴부르그 리서치는 올해 1월 인도 재벌그룹 아다니의 비리를 폭로하며 공매도에 나섰다. 현재까지 주가는 약 40% 하락해 기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았지만 만약 아다니 그룹의 비리가 밝혀지지 않고 주가가 계속 과열로 치달았다면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공매도가 과열 신호를 보내는 순기능이 있다면서 “2000년대 닷컴버블 혹은 최근의 스팩과 밈주식 버블 등에 미리 앞서 공매도가 과열 신호를 보냈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공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린다는 근거도 없다고 매체는 반박했다.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3월 지수가 폭락하자 6개의 유럽 국가들이 한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그러나 함부르크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이같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증시를 안정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유동성 감소만 몰고 왔다.

특히 공매도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다고 인식되던 중소기업들이 공매도 금지 조치로 시장의 질이 저하하자 오히려 더 큰 주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주가가 하락하면 내가 돈을 번다’는 공매도의 논리는 일견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본래 주식시장의 본질은 이기심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흥분의 도가니에서 반대 의견도 나올 수 있어야 주식시장이 건강하고 자본이 더 효율적으로 배분된다”며 “특히 지금 미국 증시처럼 고점을 돌파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향후 급락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고 끝맺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