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1월 중고차시장 진출, 전기차 등급제 실시 포함 차별화 전략 펼친다

▲ 기아가 11월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 사진은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 K9(사진 왼쪽)과 EV6(사진 오른쪽)가 전시돼 있는 모습.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11월부터 내연기관차부터 전기차까지 아우르는 인증중고차사업을 시작한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 '신뢰로 향하는 움직임(무브먼트 투 트러스트)'를 열고 11월 1일부터 자사 브랜드 중고차 매입 및 판매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아는 인증중고차 3대 차별화전략으로 △완성차 제조사만의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 △최고 품질의 중고차 공급 △국내 최초 중고 전기차(EV) 품질등급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기아는 "차별화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인증중고차사업을 통해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모빌리티 경험을 확장시키고 최고 수준의 신뢰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고차시장의 연간 거래액은 약 30조원, 지난해 거래 대수는 238만 대로 신차 등록 대수보다 약 1.4배가 규모가 크다.

기아는 다음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해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3천 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1만5천 대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기아는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내년 4월30일까지 2.1%, 내년 5월1일부터 2025년 4월30일까지 2.9%로 중고차 시장점유율이 제한된다. 직전연도 총거래대수와 사업자거래대수의 평균값이 기준이다.

기아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일반차량뿐 아니라 전기차까지 포함한 고품질의 '제조사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한다.

최상 등급의 기아 중고차를 공급하기 위해 판매대상은 신차 출고 후 5년, 10만km 이내 무사고 차량으로 제한했다.

기아가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은 중고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믿을 수 있는 품질'을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중고차사업에 도입했다. 차체·무빙·내외장·샤시·전장·파워트레인 등 6대 부문에 걸친 품질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정밀한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기능적 품질뿐 아니라 감성 품질까지 고려한 중고차를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또 국내 브랜드 최초로 EV 인증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하고 중고 EV의 배터리 성능∙상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기아는 전기차 제조사로서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및 전기차 특화시스템 등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구조를 가진 전기차만의 '품질검사 및 인증체계'를 마련하고 국내 최초로 총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선보인다.

전기차는 차량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수명과 안정성 평가가 잔존가치 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아는 '스마트 EV솔루션(EV 전용 진단기)'로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하고 배터리의 현재 성능∙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이와 함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해 신차 1회 충전 주행거리와 비교한 상대적 실제 성능을 등급화한 후 '배터리 등급'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을 종합한 최종 EV 품질 등급을 부여한다.

기아는 최소성능기준에 해당되는 3등급 이상 판정 받은 차량만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침을 정했다.

기아는 경기 용인 중고차 복합단지 오토허브에 3개동, 연면적 5천334㎡ 규모의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를 마련했다. 센터는 최종 패키지 작업과 출고 검수, 재고보관 및 배송 등의 물류 기능을 담당한다. 

기아는 중고차 상품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전문 업체와의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 최근 경기 수원에 위치한 '협력 상품화센터'에 기아가 설계한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 기반의 상품화 공정 이식을 완료했다.

협력 상품화센터에서는 하루 최대 70대, 연간 1만8천 대의 상품화가 가능하다. 기아는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화 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기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중고차 매각 시 받을 수 있는 중고차가격까지 고려해 신차를 구매한다"며 "전동화 모빌리티 시대가 가속화하려면 결국 중고 EV의 객관적 잔존가치 형성을 통한 거래 활성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기아 11월 중고차시장 진출, 전기차 등급제 실시 포함 차별화 전략 펼친다

▲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에서 상품화 전담 인력이 차량 외관에 최고급 유리막 코팅을 하고 있는 모습. <기아>

기아는 인중중고차 부문에 온라인 다이렉트 거래 채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고객은 '기아 인증중고차 모바일·웹 사이트'에서 상품검색 및 비교를 포함한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내차사기'의 모든 과정과 내차 시세 조회 및 상세 견적, 차량 수거 등 '내차팔기' 전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내차팔기' 서비스는 지난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기아 신차 구입 고객에 한해 이용할 수 있다.

매입 대상 차량도 연식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의 무사고 차량 중 기아 브랜드로 제한된다.

특히 내차팔기의 경우 대부분의 업체들이 전문 평가사의 방문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반면 기아는 고객 편의를 위해 방문 방식뿐 아니라 100% 비대면으로도 차량을 평가해 차량을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빅데이터 기반의 가격산정 엔진이 도출한 예상 매입가격대에서 고객이 촬영한 차량 사진과 기아가 보유한 차량 정보를 추가로 반영해 산정된다. 이에 고객은 본인이 타던 차량을 판매할 때 차량 사진만 업로드하면 된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 권혁호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환영사를 통해 "오늘 차량 제조사로서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모빌리티 라이프 사이클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로 태어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 부사장은 "기아 신차 구매고객에게 안정적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차-중고차 고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신차에서 중고차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신뢰도와 충성도(로열티)를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