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인간형 로봇’ LG전자는 ‘서빙·물류로봇’, 로봇사업 다른 길 이유

▲ 삼성전자는 '인간형 로봇'을 목표로 웨어러블 로봇에 힘을 주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서빙로봇 및 물류로봇'에 힘을 주고 있다. 이는 각자 기초한 기술기반과 기존 주력 사업의 차이에 바탕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지향점은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인간형 로봇’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서빙·물류로봇’에 방점을 찍고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로봇사업이 차이점을 보이는 배경에는 각 기업에 터잡은 기술기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존사업이 다르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전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과 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웨어러블 로봇을 시작으로 인간형 로봇을 목표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웨어어블 로봇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웨어러블 로봇 사업과 연관성이 깊을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수익성 확보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 달러(약 137조4천억 원)에서 2026년에는 6394억 달러(약 826조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첨단 모바일 주변 기기인 스마트워치나 스마트링, 모바일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에서 연구개발을 차근차근 진행해 오고 있어 로봇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잠재력을 키워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웨어러블 로봇 ‘봇핏’에 헬스케어 기능을 연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첨단반도체 사업도 함께 꾸려가고 있어 고도의 연산이 필요한 로봇 사업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헬스 관련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술과 헬스케어 기술의 융합은 새로운 먹거리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며 “특히 높은 성장을 이룰 디지털 헬스케어 융복합 산업의 기초는 모바일 헬스케어 중심으로 나타날 수 있어 관련 기업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자율주행과 V2X(차량과 사물 연결) 등 자동차 전장기술을 로봇에 접목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LG전자는 2022년 기준으로 글로벌 텔레매틱스(차량용 통신기기) 시장점유율 1위(23.3%)를 차지할 정도로 자율주행 관련 기술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인간형 로봇’ LG전자는 ‘서빙·물류로봇’, 로봇사업 다른 길 이유

▲ LG전자의 서빙로봇 모습. < LG전자 >

LG전자는 서빙로봇과 물류로봇에 역점을 두고 사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는 로봇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핵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전장사업과 시너지를 낼 여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가 내놓은 3세대 클로이 서브봇(서빙로봇)은 라이다 센서와 3D카메라가 탑재돼 자동문도 스스로 통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보다 주행영역이 넓어져 로봇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효과를 극대화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서빙로봇을 시작으로 더욱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한 물류분야까지 로봇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로봇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물류박람회 ‘프로맷 2023’에 처음으로 참가해 물류로봇 ‘LG 클로이 캐리봇’을 소개하면서 물류로봇 시장 공략에 본격적 시동을 걸었다.

LG 클로이 캐리봇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기술에 기초해 대량의 물건을 적재할 때 스스로 경로를 찾아 목적지로 운반하는 물류로봇이다. 물류센터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물류작업의 효율성도 높이는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중장기적으로 물류사업의 라스트마일(물류 및 유통업계에서 상품이 제조사에서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단계) 분야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스트마일 배송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 열쇠가 바로 배송로봇과 자율주행 차량이기 때문이다.

강민영 삼정KPMG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물류기업들은 최근 수익성에 한계를 느끼면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분야에서 배송속도 제고와 효율성 확보를 위해 첨단 기술 도입을 두드러지게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이커머스 기업의 확대로 소규모 배송이 늘어 전체 배송단계 가운데 가장 비효율적 구간인 라스트마일 구간에 로봇 도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최근 코로나19 감염병 창궐 뒤 비대면 소비 산업이 성장하면서 비용효율화의 중요성에 눈을 뜬 기업들이 늘어나 물류와 서비스 분야에서 로봇 도입 경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