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석연휴를 앞둔 국내 증시가 시장참여자들의 관망심리로 차갑게 식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진과 고유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코스피지수는 5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1년 만에 '3고(高)'(고금리, 고환율, 고유가)가 다시 떠오르면서 연휴를 마친 뒤 맞이할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가라앉을 때까지 당분간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추석 앞두고 파랗게 질린 코스피, 연휴 이후 실적 중심 방어 전략 짜라

▲ 추석을 앞두고 27일 코스피지수는 장 후반 들어 상승 전환했다. 이날 지수는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해 소폭 올랐다. 사진은 시장의 추식 제수 과일들. <연합뉴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0포인트(0.09%) 높은 2465.07에 장을 마쳤다. 장중 약세를 이어가다 장 후반 들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반발 매수로 소폭 상승 전환했다. 
 
앞서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이어 하락했다. 전 거래일인 26일에는 2462.97까지 내리면서 4월6일 이후 약 5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긴 연휴 앞두고 약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 데다 최근 해외발 악재가 겹치면서 지수가 심리적 방어선이었던 250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환율, 금리가 함께 오르는 등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여파가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에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최대 4.56%까지 치솟으며 압박을 가했다.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코스피지수가 다시 소폭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큰 폭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도 일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3고' 압박, 기업실적 악화 등 코스피지수가 연휴 이후 맞이할 상황이 마냥 우호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추석 연휴 전후의 코스피지수 움직임을 분석해본 결과 지수는 연휴 이전에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시기에는 연휴 이후에도 올랐지만, 연휴 이전 지수가 약세를 보였던 시기에는 연휴 이후에도 약세가 이어졌다"며 "결론적으로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으면 연휴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없었다. 올해는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동안 미국 셧다운 관련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30일까지 임시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셧다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휴기간 중 임시 예산안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연휴기간 동안 임시예산안이 타결되며 최악의 상황은 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다만 이 문제는 연말로 지연시키는 데 불과하다"고 말했다. 

추석연휴가 지난 뒤엔 본격적인 3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면서 개별 기업실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시즌에는 일반적으로 실적이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개별 종목 장세가 전개된다. 다만 기업 실적도 최근 둔화세로 접어들면서 지수 흐름을 끌어올리기엔 다소 힘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순이익 추정치 흐름을 살펴보면 수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게 눈에 띈다"며 "현재의 부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지속될 경우 순이익 추정치의 내림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석 앞두고 파랗게 질린 코스피, 연휴 이후 실적 중심 방어 전략 짜라

▲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방어적인 전략을 구사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특히 유가 흐름을 주시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현재 구간에서 마진과 이익 방어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에 나서야 한다"며 "유가 상승화가 본격화된 뒤 최근 3개월 이익 변화율을 참고했을 때 자동차, 기계, 금융(보험, 증권, 은행), 미디어, 철강, 통신 업종 변화율이 상위권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연구원도 "어떠한 매크로 환경 속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어주가 투자 대안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며 "은행, 보험 등 금융주가 1순위 선택지로 부상했으며 통신, 유틸리티 등도 같은 관심 대상이다"고 말했다. 

국내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하반기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과 부진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함께 나오고 있다. 

노동길 연구원은 "제조업 재고순환 데이터 가운데 가장 큰 논란거리는 반도체다"며 "반도체 재고 순환도만 놓고보면 업황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는 중국 제조업 경기 반등 전까지 지연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반면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수출 12개월 이익 전망이 9월 말 기준으로 9월말 기준 플러스 전환했으며 밸류에이션 매력도 3분기 조정을 거치면서 높아질 것이다"며 "10월 이후로 반도체 등 수출주 중심으로 대형주 위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 금리 변동성 및 예산안 처리 불확실성 완화에 힘입어 증시가 재차 상승 가능할 것이다"며 "반도체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한국 주식시장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