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GS건설이 ‘자이’ 이미지 타격에도 단일 브랜드 전략을 유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GS건설은 인천 검단사고 뒤에도 분양성적에서 선방하고 있는 데다 정비사업 시공권 해지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당장 주택사업에 큰 영향은 피해가고 있다.
 
GS건설 ‘자이’  단일 브랜드 전략 유지할까, 도시정비 수주전 정면돌파로 '가닥'

▲ GS건설이 ‘자이’ 이미지 타격에도 단일 브랜드 전략을 유지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계속되는 하자 이슈와 부실시공 이미지는 남았고 장기간 영업정지 처분도 예정돼 향후 브랜드 전략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여의도, 압구정, 성수 등 핵심지 재건축·재개발사업 수주전이 본격화되면서 고급아파트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정비사업 수주전에 소극적이었던 전통의 강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래미안 브랜드를 정비하고 적극적 태세로 돌아섰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GS건설, 현대건설을 제치고 도시정비 수주실적 1위를 달리면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입지 구축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GS건설 부실시공 이미지 여파와 장기간 영업정지 처분 리스크 등 핸디캡에 묶이게 됐다. 8월 말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GS건설에 10개월 영업정치 처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2023년 상반기 기준 전체 수주잔고 56조2560억 원 가운데 건축·주택부문 잔고가 35조280억 원이다. 지난해 국내 건축·주택부문 연간 매출 약 9조 원과 비교하면 약 4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있는 셈이다. 영업정지 처분으로 한동안 주택사업 신규수주가 막혀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주활동이 위축되면 브랜드 입지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나온다.

여의도, 압구정, 성수 등 서울 핵심지에서 대형 도시정비 수주전이 줄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S건설 자이가 소외되면 브랜드 가치의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에서 강남 한강변 등의 초고층 고급아파트 단지는 포트폴리오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오랫동안 시장을 떠나고도 화려하게 복귀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래미안과 같은 사례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앞서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사업 뒤 과열경쟁 등 준법수주 문제를 이유로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발을 뺐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서울 강남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통해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할 때까지 무려 5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동안 주택사업 철수설도 꾸준히 나왔다.

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천천히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시장까지 다시 발을 넓혔다.

최근에는 공간의 자유로운 변경이라는 신무기를 장착한 ‘넥스트 래미안’을 발표하면서 압구정, 여의도, 성수 등 서울 노른자위 정비시장에서 적극적 수주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GS건설 자이는 삼성물산 래미안과 더불어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에도 국내 아파트시장 ‘탑’ 자리를 내놓지 않은 브랜드다.

한국 아파트시장에서 20여 년 동안 단일 브랜드로 강자 자리를 굳건히 구축했다. 

최근 도시정비시장 성적만 봐도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운 현대건설과 양강구도를 보여왔다.

GS건설은 2021년 도시정비시장 활황에 힘입어 5조1437억 원 규모를 수주하면서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22년에도 도시정비시장에서 시공권 18개를 확보하면서 수주실적 7조1476억 원을 확보했다. 

GS건설은 2015년(8조100억 원) 뒤 7년 만에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7조 원을 넘어서면서 자이 브랜드 경쟁력을 더 공고히 하던 차에 굴곡을 맞게 된 셈이다.

GS건설은 우선 하반기 송파구 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등 수주전에서 자이 브랜드에 관한 민심의 척도를 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과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은 여의도 한양·공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과 더불어 하반기 서울 도시정비시장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수주전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자이’  단일 브랜드 전략 유지할까, 도시정비 수주전 정면돌파로 '가닥'

▲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 아파트 외벽에 GS건설 자이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카카오맵 로드뷰 캡쳐>

GS건설은 가락프라자와 노량진1구역 수주전에서 각각 현대엔지니어링 ‘디에이치’, 삼성물산 ‘래미안’과 대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은 현재 가락프라자 수주전에서 새로운 각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뜻을 담은 ‘올 뉴’ 자이로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다. 이곳에서 성과를 낸다면 자이 브랜드의 건재함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건설이 검단사고 뒤 빠른 전면 재시공 결정을 내린 것도 자이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됐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8월1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주주와 고객들에 신뢰받는 자이 브랜드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본 원칙에 충실하고 행동과 문화를 쇄신해 믿음과 안정감을 주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GS건설은 7월에는 정비사업 조합들에 임 부회장 명의 공문을 보내 “GS건설 임직원 모두가 자이 브랜드 신뢰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며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최고 품질 아파트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GS건설은 시장 신뢰회복, 재발방지를 위해 7월 별도의 건축구조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GS건설에 따르면 새 건축구조팀은 기존 설계팀에서 구조 관련 업무를 맡았던 담당자들과 현장 기술지원 업무를 담당한 엔지니어 등 팀장, 책임급 실무진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설계점검과 현장기술 지원, 구조물 안전점검 및 사전예방 등 현장 중심 업무를 담당한다.

GS건설 자이 아파트는 인천 검단사고, 국토부의 10개월 영업정지 처분 추진 결정 등에도 분양시장 성적이 나쁘지 않다.

올해 5월 분양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 평균 청약경쟁률은 10.5대 1을 보였고 6월 분양한 운정자이시그니처는 평균 경쟁률이 64.3대 1이었다. 8월 분양한 대전 둔산자이아이파크는 평균 경쟁률 68.6대 1, 전용면적 99㎡에서 나온 최고 경쟁률은 429.41대 1을 기록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