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기업 틀 깬다, 조주완 스마트 라이프솔루션 기업 도약 목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비전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기존 TV와 가전사업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새 비전을 내놓았다.

조 사장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시스템 공조, 전장, 스마트홈 분야에서 기존 LG전자 제품들을 서로 연결해 지속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B2B(기업간 거래) 중심의 순환형 사업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 사장은 미래 사업 전략을 소개하면서 ‘북미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북미 시장은 모든 산업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소비시장일 뿐만 아니라 LG전자가 새롭게 주력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부품 사업에서 정책적 후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조 사장은 2030년까지 LG전자 전장사업의 매출을 2배 이상 키워 약 20조 원 규모의 글로벌 톱10 전장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LG전자는 이미 차량용 통신전장부품 텔레메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인포테인먼트(AVN) 시장에서도 2021년부터 두자릿수 점유율을 나타내며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이에 더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북미 시장에서 다양한 전장 제품으로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LG전자 가전기업 틀 깬다, 조주완 스마트 라이프솔루션 기업 도약 목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 오른쪽)이 2030년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

또한 조 사장은 북미 시장에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2030년까지 매출을 2배이상 끌어올려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특히 조 사장은 LG전자가 북미 지역에서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이와 같은 기업간 거래 사업들의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북미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에 약 5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 부문에 25조 원을, 설비투자에 17조 원을, 전략투자에 7조 원을 투입한다.

LG전자가 속도를 붙이는 냉난방공조 사업은 LG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유럽에서 탈탄소·친환경 정책이 강화됨에 따라 냉난방공조사업에 사용되는 에너지에도 강한 규제가 붙고 있기 때문이다. 

ESS와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와 같은 에너지 서비스화 영역에서 LG전자가 앞서나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조 사장은 기존 가전을 소프트웨어로 연결해 기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스마트홈 사업에도 힘을 줄 채비를 하고 있는데 여기엔 스마트TV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TV사업에서 약 2억 대의 스마트TV를 판매했는데 여기에는 LG전자의 독자적 운영체제인 웹OS가 탑재돼 있다.

조 사장은 이 웹OS를 다른 가전이나 차량 등의 제품으로 이식해 가전 사이에 연결을 강화함으로써 고객과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스마트TV에서 웹OS를 통해 유튜브처럼 광고를 본 뒤 원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시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다가 차량에서도 만끽할 수 있도록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서비스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며 “집과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글로벌 스마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