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S일렉트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실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이 미래 먹거리가 될 사업 확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력사업의 단단한 이익체력은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 올해도 호실적 전망, 구동휘 수소·전기차 사업 확대 뒷받침 

▲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사진)이 추진하는 미래 성장확장든든한 이익체력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LS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오너3세들이 그룹 핵심사업의 중책을 맡으며 경영승계를 위한 경험을 쌓고 기반을 다지는 일을 본격화하고 있다. 

LS그룹은 10년 마다 사촌들이 그룹 총수를 번갈아 맡는 관례를 지키고 있는데 오너2세인 현 구자은 회장의 임기(2022년~ 2032년) 종료 뒤 오너3세가 다음 총수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동휘 부사장도 유력한 차기 총수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구 부사장은 지난해까지 E1에서 신성장사업부문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올해 LS일렉트릭으로 자리를 옮기며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S일렉트릭이 3월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기로 한 만큼 회사 경영에서 역할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 부사장에게 LS일렉트릭에서 경영 성과를 내 능력을 입증하는 일은 그룹 경영승계 후보자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중요한 관문이 될 수 있다.

구 부사장에게 부여된 역할이 비전경영총괄 부사장을 고려할 때 주력할 분야가 미래 먹거리에 해당하는 신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은 기존 주력사업인 전력 장비·인프라 분야에서 축적한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 등 이른바 ‘스마트에너지’사업을 넓혀가며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수소와 전기차 관련 사업은 구 부사장이 가장 주안점을 둘 신사업으로 꼽힌다. 

LS일렉트릭은 연료전지 분야에서 수소사업을 확장할 채비를 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시대의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탄소 중립을 위해 수소 사회로 전환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에너지원으로서 수소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연료전지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말 경주 강동일반산업단지 내 연료전지 발전설비(110MW 규모)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1647억 원이다. 

LS일렉트릭이 3월 주주총회에 올린 안건 가운데 사업내용에 연료전지 사업을 추가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소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란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 부품·충전사업 등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물적분할해 설립한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멕시코에 전기차부품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전기차사업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와 전기차 관련 사업은 구 부사장이 과거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던 분야이기도 하다. 

구 부사장은 E1에서 일하는 동안 LPG충전소를 수소충전소로 전환하는 일을 추진했다. 지주사 LS와 함께 엘에스이링크(E1과 LS가 각각 60억 원씩 출자)를 설립해 전기차 충전서비스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을 살려 LS일렉트릭에서 수소와 전기차 사업을 키울 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S일렉트릭이 새로 합류한 구 부사장과 더불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주력사업의 이익체력은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S일렉트릭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3774억 원, 영업이익 1875억 원을 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6.6%, 영업이익은 20.9% 늘어난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런 좋은 실적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2023년까지 소형 변압기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급등한 환율, 전기동 가격 등이 하락추세로 접어들며 영업이익률도 전년 5.6%에서 올해 8.3%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력인프라 수주 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올해 매출도 꾸준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료전지 EPC, 전기차 충전사업 등 친환경 전력시장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구 부사장은 1982년 출생으로 직전 LS그룹 회장이었던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한국무역협회장)의 외아들이다. 

우리투자증권에서 일하다 2013년 LS산전(현 LS일렉트릭)에 차장으로 입사해 2016년 연말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하며 초고속으로 임원 계급장을 달았다. 

구 부사장은 3세 경영인 가운데 LS그룹 지주사 LS 지분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구 부사장의 LS 지분은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2.99%로 아버지인 구자열 의장(1.87%)보다도 많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