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M&A 전문가 충원, 조주완 전장용 반도체업체에 눈길 보내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자동차 전장분야 인수합병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분야에서 인력충원에 나서고 있는데 특히 인수합병(M&A) 전문가 영입을 추진하는 부분이 눈에 띤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세계 전자박람회(CES2023)에서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는데 특히 전장용 반도체 개발업체(팹리스)를 사들일 가능성이 나온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이 새 성장동력으로 집중하는 자동차 전장 부분의 마지막 퍼즐로 ‘자동차 반도체’ 부문이 꼽힌다.

LG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글로벌 공급망에서 나타난 병목현상으로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이 초래되면서 지난해 1분기까지 VS(전장)사업본부의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LG전자가 반도체 개발업체를 인수합병 한다면 공급망을 수직계열화해 전장사업 매출 확대를 위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의 최근 행보는 조 사장이 전장용 반도체 개발업체 인수합병에 고삐를 죌 것이라는 관측에 설득력을 높인다.

LG전자는 올해 3월31일까지 자동차 전장사업 분야의 보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소프트웨어, 품질개발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채용을 진행 중인데 인수합병 전문가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5월 MCU(전자제어장치),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PMIC(전력관리반도체) 등 자동차 전장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며 설계역량을 다지기도 했다.

LG전자는 2021년 최고기술책임자 부문 안에 SIC센터에 시스템 반도체의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넥스트 SoC(시스템온칩)’ 태스크포스를 만들었다. 이 태스크포스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나 인공지능 프로세서 개발을 맡았는데 관련 업무를 SIC센터에서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경 LG전자 SIC센터장 상무는 지난해 독일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로부터 자동차 기능안전 인증을 받는 행사에서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기능과 안전성까지 확보했다”며 “차량용 반도체는 앞으로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하며 전장용 반도체에 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LG전자는 전장 분야 이전부터 가전과 TV 등에서 자체 반도체를 개발해 온 경험이 있어 차량용 반도체 업체를 고르는 눈을 갖춘 것으로 여겨진다.

조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까지 내재화함으로써 자동차 전장부품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생산체계를 갖춰 빈틈없는 사업기반을 마련할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재무적 체력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G전자는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을 7조7천억 원 가량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대표이사인 조 사장이 최근 열린 CES2023에서 직접 전장사업 강화와 인수합병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전장용 반도체 개발업체 인수가 조만간 현실화할 공산이 커 보인다.

조 사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3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 전장 부문은 10년 만에 턴어라운드 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갔으니 이제 엑셀 밟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조 사장이 자동차 전장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인수합병은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조 사장은 새로운 사업 진출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3B 전략을 꼽았다. 조 사장이 언급한 3B는 Build(짓다), Borrow(빌리다), Buy(사다)다. 

현재의 사업 잠재력을 끄집어내거나(Build), 조인트벤처(JV) 및 투자로 남의 역량을 빌려와 내재화하는 것(Borrow), 또 새로운 시장에 진입할 때 진행하는 인수합병(Buy)을 의미한다.

LG전자는 마그나와 합작법인(LG마그나이파워트레인)를 통해 멕시코에 전장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만큼 전장용 반도체 개발업체 등과 관련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