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중공업이 내년 연간 흑자 달성을 꿈꾸고 있다.

올해까지는 영업손실을 보겠지만 후판 가격 인하, 선가 상승, 수주 호황 등 여러 호재로 내년에는 영업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내년 영업흑자 꿈 부푼다, 정진택 해양플랜트 수주도 자신

▲ 16일 삼성중공업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에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의욕을 보였던 고부가 해양플랜트 수주를 올해 안에 더한다면 중장기 실적개선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삼성중공업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는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해양플랜트 수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올해 하반기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점치고 있다”며 “문의가 이어지던 FLNG도 협의가 구체화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목표 금액을 15억 달러로 잡았다. 구체적으로 카타르가스가 발주하는 노스필드 가스전 설비(NFPS P/F)와 에퀴노르의 위스팅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두 건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해양플랜트의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6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정진택 사장에게는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정 사장은 삼성중공업 대표 임기를 시작한 2021년 초 해양플랜트 3기(46억 달러)를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의욕적으로 내세웠지만 발주 지연 등으로 인해 여태껏 수주를 1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증권업계 말을 종합하면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가운데 해양플랜트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여겨지며 사업 비중도 가장 크게 두는 조선사다.

해양플랜트 업황이 좋아지고 정 사장은 올해는 수주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강점을 지닌 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액화저장하역설비(FLNG)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점은 호재로 꼽힌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FLNG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FLNG 관련 프로젝트는 2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FLNG 4척 가운데 3척을 건조했다. 2017년 셸 프렐루드, 2020년 페트로나스 두아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아프리카 최초의 심해용 FLNG인 코랄 술을 차례로 인도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IR자료를 통해 꾸준히 “친환경 이슈에 따른 LNG 수요 증가 전망으로 FLNG프로젝트 추진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혀왔다.

수주 호황, 선박 건조가격 상승 등 미래 실적을 위한 여러 호재를 맞이한 상황에서 정 사장으로서는 1기 건조가격이 10억 달러를 웃도는 고부가 해양플랜트를 따낸다면 삼성중공업의 중장기 실적 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받을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7월 63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88억 달러의 72%를 채웠다. 선종별로 보면 LNG운반선 24척(52억 달러), 컨테이너선 9척(11억 달러)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 카타르 노스필드 프로젝트와 관련한 LNG운반선 발주 등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이 올해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선부문에서만 122억 달러 어치의 일감을 확보해 연간 수주목표 91억 달러의 134%를 달성했다. 올해 7월 기준 수주잔고는 290억 달러로 2.5년 치 이상의 건조물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선박 건조가격을 나타내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7월 161.57포인트로 나타났다. 2020년 12월부터 20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벌이고 있는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후판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 역시 삼성중공업이 수주 성과에 더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요소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용 철강재로 주로 사용된다. 선박 건조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해 조선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16일 갱신된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북중국(CFR)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4.40달러로 올해 초와 비교해 15%, 1년 사이 최고점인 3월7일의 162.75%와 비교해 36% 하락했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세 번의 협상에 걸쳐 후판 가격을 모두 톤당 60만 원 올렸다. 이에 조선사에 공급되는 후판 가격이 톤당 120만 원대까지 상승하며 조선사들의 대규모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558억 원을 거둬 19개 분기째 적자를 이어왔는데 2분기 영업손실 가운데 1800억 원은 후판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충당금을 반영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에도 3720억 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반영했다. 지금까지 삼성중공업이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후판 가격 인하는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3분기와 4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한 뒤 지난해부터 높은 가격에 수주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내년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내년 연간 흑자전환을 예측하며 “해양플랜트 발주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부터 해양플랜트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FLNG 발주도 늘어나는 만큼 향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