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상당수가 기관장 공석이 길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부터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한동안 현재 상황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공공기관 9곳 기관장 공석 장기화, 6월 지방선거까지 기약 없다

▲ 경기도청 전경.


7일 경기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27곳 가운데 9곳의 수장 자리가 비어있다.

기관장이 공석인 곳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를 비롯해 경기관광공사, 경기교통공사, 경기평택항만공사, 경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경기복지재단,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경기아트센터 등이다.

특히 경기관광공사는 2020년 12월 유동규 전 사장이 사퇴한 뒤 1년이 넘은 현재까지 후임 사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사장 인선 절차가 진행은 됐지만 후보자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결국 새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황교익 음식 칼럼니스트가 보은인사 등 논란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이재성 전 서울관광재단 대표가 자질 논란을 빚어 자진사퇴했다. 

후임 기관장 인선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사정은 다른 기관도 비슷하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10월, 11월 두 차례 사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모두 적격자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세 번째 공모 절차를 진행할지를 놓고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테크노파크는 지난해 10월, 경기평택항만공사는 지난해 11월에 사장 공모를 진행했지만 마찬가지로 새 사장을 찾지 못했다.

경기테크노파크와 경기평택항만공사는 현재 각각 두 번째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사장 공모를 시작해 현재 지원 접수를 받고 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 공백은 오는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일정 때문에 벌어진 상황인 만큼 지방선거를 마칠 때까지는 진전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경기도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도지사의 출마로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4일 사퇴한 이우종 전 경기아트센터 사장 등 산하 기관장들의 중도 사퇴 역시 이 후보 캠프 참여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새 도지사가 취임하면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도 큰 폭의 기관장 물갈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경기복지재단은 지난해 10월 사장 공모를 진행하려다 시기가 애매하다는 판단에 절차 진행을 보류한 뒤 새 도지사 취임 이후에 추진하기로 방향을 잡기도 했다.

다만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3분의 1에 이르는 공공기관이 수장 공백을 겪고 있다는 점은 경기도 도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각 기관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다 선거철에 공직기강 문제마저 불거질 수 있다.

사장 인선이 통상 두세 달 정도 걸린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경기관광공사 같은 경우 거의 2년 가까이 수장 공백이 이어지는 셈이다.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 공백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오 권한대행은 4일 공직기강 확립 관련 긴급 현안점검 회의를 열고 “특히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외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소관 부서에서 원활하게 공공기관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