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와 두산솔루스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동박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을 찾는 데 분주하다.  

두 회사는 전기차배터리소재로 쓰이는 동박사업을 하는데 해외에 생산공장을 지어 늘어나는 현지 동박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파악된다.   
 
SKC 두산솔루스, 전기차배터리 핵심소재의 해외공장 증설경쟁 치열

▲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과 이윤석 두산솔루스 대표이사.

 
30일 SKC에 따르면 동박 제조계열사 SK넥실리스를 통해 해외지역에 2차전지용 동박(전지박) 생산공장을 짓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SKC는 앞서 6월 전북 정읍에 동박공장 증설투자를 발표하면서 유럽, 미국, 아시아 등 해외 생산공장 설립 가능성을 들었다.

SKC 관계자는 “사업지역, 투자규모 등 구체적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화학업계애서는 전기차시장 규모가 큰 유럽이나 중국 등을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두산솔루스도 동박 생산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현재 헝가리에 1만 톤 규모의 전지박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2022년 2만5천 톤까지 늘리기 위해 연말 1만5천 톤 증설을 시작한다. 

장기적으로 2025년까지 전지박 생산능력을 7만5천 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추가 증설계획도 세웠다.

두산솔루스는 투자규모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증권업계는 1만 톤당 2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파악했다.

두산솔루스는 헝가리 공장 증설 과정에서 현지 지원도 받기 위해 힘쓰고 있다.

헝가리 정부와 동박 공장의 추가 투자계획을 공유하는 한편 증설 단계별로 법인세 감면, 직원들을 위한 대중교통 신설, 대규모 인력 채용에 대비한 협력 프로그램, 홍보 지원 등 지속적 지원을 요청했다.

두 회사는 국내 동박 제조기업을 대표한다. 

현재로서는 두산솔루스가 헝가리 현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추가 증설 장기계획도 세워둬 유럽 배터리 제조사들을 공략하기에 더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술력은 SK넥실리스가 더 앞선다는 평가도 화학업계에서 나온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인데 글로벌 동박 제조사들은 대체로 8㎛(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동박을 생산하는 반면 SK넥실리스는 4㎛ 두께의 동박까지 양산할 수 있다. 

동박은 음극재의 코팅에 사용되는데 동박이 얇을수록 음극활물질을 더 많이 저장할 수 있어 가볍고 큰 용량의 배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배터리가 가볍고 큰 용량일수록 주행거리도 늘어나게 된다.

현재 전기차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가 주행거리와 충전속도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동박을 얇게 하는 기술력을 보유한다는 것은 완성차회사들에게 큰 매력요인으로 작용한다.

SKC는 2019년 동박제조업체 KCFT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해 SK넥실리스로 이름을 바꿨다.  

글로벌 동박시장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의 동박 수요는 올해 13만5천 톤에서 내년 26만5천 톤, 2025년 74만8천 톤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 중국 왓슨은 2025년까지 동박 생산량 14만 톤을 확보하기 위한 증설계획을 세웠다. 

SKC와 두산솔루스는 2022년까지 2만5천 톤, 2025년까지 7만5천 톤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SKC가 현지 진출계획을 준비하는 것과 두산솔루스가 처음부터 유럽에 공장을 지은 것은 현지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는 글로벌 동박 제조사들의 공격적 증설계획에 따른 공급 우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전기차배터리 소재회사가 현지 수요에 대응하는 생산능력을 키우면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들이 긴급하게 배터리 생산량을 조정하기가 쉬워진다.

또한 전기차배터리 수요처인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이 사용되는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2025년까지 해마다 4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