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눈에 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영업이익은 85%, 순이익은 250% 늘어난 성적표다. 조 사장이 부채를 빨리 털어내고 조기 정상화를 이룰수 있을지 주목된다.

◆ 전기세 인상이 실적호조 이끌어

  한전 경영실적은 역시 전기요금이 좌우  
▲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한전은 1분기에 매출 14조7700억 원, 영업이익 1조2300억 원, 당기순이익 5600억 원을 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7%, 영업이익은 87%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50%나 늘었다.


한전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는데 이 때문에 수익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전은 지난해 1월 4%, 11월 5.4%씩 전기료를 올렸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500억 원, 당기순이익 1600억 원을 기록해 2010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했다”며 “올해 1분기 실적도 전년보다 대폭 증가했는데 지난해 추진한 전기요금 인상과 그동안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빛을 봤다"고 말했다.

환율하락도 한전 실적개선에 도움이 됐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전기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한전 관계자는 “연료비가 무려 2203억 원 하락했다”며 “환율상승 둔화로 외화평가 손실이 2541억원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한전 조기정상화 이룰 수 있을까


조 사장이 내놓은 1분기 실적은 좋지만 전기료 인상 없이는 지속적인 부채감축은 사실상 어렵다.


조 사장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요구한 부채감축 계획 및 방만경영 정상화 대책 방안으로 전기세 인상을 내놓았다. 전기세를 올려 2조 원의 부채를 2017년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거절했다.


조 회장은 정부의 기조에 맞춰 자산매각과 임금인상분 및 성과급 반납 등 강한 자구책을 통해 14조7천억 원의 부채를 감축하겠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자구책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자산매각이다. 조 사장은 총 5조3천억 원의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탕감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매각 예정자산은 한전 본사부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 6개 해외 에너지회사의 지분이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자산은 한전 본사부지다. 이 부지를 얼마에 파느냐가 부채조기 탕감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지는 삼성동 한복판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종합발전계획’에 이 부지가 포함돼 개발제한도 완화됐다.

이 부지를 놓고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해외컨소시엄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한국전력부지에 ‘자동차 복합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개발계획까지 세워놓고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한전부지 매각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조 사장이 세워놓은 조기 정상화 계획도 한걸음 더 현실도 다가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현재 부채가 104조 원, 부채비율은 20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