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터진 유람선 침몰사고와 관련해 수중 수색이 힘든 상황이라고 알렸다.

헝가리 정부에서 선체 주변에 구조물을 설치해 수색을 돕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화 “헝가리 유람선 사고 수중수색 힘들어 구조물 설치 검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부다페스트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 장관은 2일 부다페스트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직후 기자들에게 “선체 주변에 유실을 막을 망을 설치하는 게 좋겠다고 처음부터 건의했는데 잠수부가 내려갈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며 “(헝가리 당국은) 선체 주변에 구조물을 놓는 방안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뉴브강은 현재 물이 흐르는 속도가 시속 5~6km로 매우 빨라 잠수부가 물 아래에서 움직이기 힘들다고 파악됐다. 

선박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놓고 강 장관은 “배를 올리려면 다뉴브강의 다른 유역에 있는 대형 크레인을 불러와야 하는데 다리와 수면 사이의 폭이 아직 좁다”며 “수면이 지금보다 낮아진 다음에 크레인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유람선 침몰사고의 피해자 가족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헝가리 당국에 요청했다. 사실 확인 없이 SNS에 올라온 정보 등을 놓고 가족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

그는 “헝가리 당국이 최대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끌어내는 일이 이번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이었는데 그 부분은 확인했다”면서도 “실종자 수색이 하나도 진전되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떠났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서 5월31일 부다페스트에 도착해 사고현장을 살펴봤다. 그 뒤 헝가리 외교장관과 내무장관을 연이어 면담하면서 사고에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 현장 구조대 등도 만났다.

헝가리 당국의 구조팀과 한국 정부의 합동신속대응팀은 유람선이 가라앉은 지점부터 하류 50km까지 선박 4척과 헬기를 동원해 실종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 대응팀과 헝가리 당국은 3일 잠수부를 물 아래로 보내 수색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3일에는 다뉴브강 수위가 지금보다 낮아지면서 물의 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고 예상되고 있다. 

물의 속도에 따라 잠수부 대신 수중 무인탐지로봇(드론)을 사고 지점의 물 아래로 내려보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고를 낸 대형 유람선 ‘바이킹시긴’호 선장 등의 사법절차 상황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대응하고 있다. 헝가리 경찰이 사고 직후 바이킹시긴 선장을 구금해 조사한 뒤 1일 선장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정부는 사고 사망자들의 장례절차도 유가족의 의견을 듣고 여행사와 협조해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을 세웠다. 사고 사망자들의 가족은 1일 헝가리 현지에서 시신을 최종 확인했다.

이번 유람선 사고는 5월29일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이 탄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바이킹시긴에 부딪혀 가라앉은 사고를 가리킨다. 한국인 승객 가운데 7명이 숨졌고 7명은 구조됐으며 실종된 한국인 19명과 헝가리인 2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