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SK케미칼의 부진한 경영성적표를 내놓았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실적개선을 이루지 못하면 SK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독립경영도 힘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 경영실적 어닝쇼크, SK그룹에서 '홀로서기' 먹구름  
▲ SK케미칼
NH투자증권은 18일 SK케미칼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승호 연구원은 SK케미칼의 실적부진 이유로 “유가하락 영향으로 SK가스 물량이 줄어들고 재고자산 평가손실 탓에 수익성도 하락했다”며 “그린케미칼 사업부문은 유가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고 생명과학사업부도 영업둔화와 연구·개발(R&D) 투자로 적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SK케미칼은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천870억 원과 영업이익 53억 원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2%, 78.6%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손실 102억 원을 기록해 적자가 이어졌다.

특히 1조 원이 넘는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보잘 것 없는 수준에 머물러 우려가 나온다.

최 부회장은 최종건 회장의 3남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지분 13.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은 SK케미칼→SK가스→SK D&D로 이어지는 계열사들을 이끌며 SK그룹에서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유하고 있던 SK가스 지분 6.1%를 전량 매각한 뒤 SK케미칼 주식 62만여 주를 사들여 SK케미칼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

SK그룹이 SKC&C와 SK의 합병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면서 최 부회장 중심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계속 나오고 있다.

최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추진하려면 SK그룹의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경영실적을 내야 한다. 특히 지배구조 상단에 자리한 SK케미칼의 실적은 최 부회장의 홀로서기에 중요하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 손자회사인 부동산개발업체 SKD&D를 6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최 부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을 31.3% 보유하고 있다. 공모희망가 최상단인 2만4천 원에서 상장이 이뤄질 경우 최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620억 원에 이른다.

최 부회장은 SKD&D를 상장한 뒤 지분을 팔아 SK케미칼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최 부회장의 현재 지분이 경영권을 유지하기에 미약하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SKD&D의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SK케미칼의 실적개선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부회장은 연간 10% 수준의 성장을 보이고 있는 SK케미칼의 혈액제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1일 혈액제사업을 분사해 자회사인 SK플라즈마를 세웠다. 이 회사는 현재 경북 안동시 SK케미칼 백신공장 안에 알부민 등 혈액제 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SK플라즈마는 2016년 공장을 준공한 뒤 2018년 6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SK케미칼 주가는 18일 1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전거래일보다 5% 넘게 떨어지며 약세를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