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경영실적 언제부터 개선할 수 있을까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의 경영실적을 언제부터 개선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1분기에 실적에서 바닥을 쳤다는 데 대체로 뜻을 같이 한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2분기 이후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해 실적개선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정몽구 회장은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자신감을 잃지 말고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 "현대차, 하반기부터 신차효과 누릴 것"

현대차가 하반기부터 신차효과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실적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환율 등의 악재로 상반기까지 고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증권은 24일 현대차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큰 폭의 실적개선은 어렵지만 러시아의 환율안정과 신형 투싼의 미국출시로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부진이 2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봤다. 1분기 실적악화의 원인인 유로화 약세와 인센티브 증가가 2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HMC투자증권도 현대차의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명훈 HMC투자증권은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 선방한 결과”라며 “3월부터 글로벌 출고판매가 정상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는 2분기부터 이익감소 폭이 많이 줄어들고 하반기에 기저효과까지 더해 두 자릿수 이익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신형 투싼의 내수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신차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도 현대차가 실적저점을 지났다고 판단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종통화 약세가 완화하면서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감소하고 있다”며 “글로벌 판매대수도 투싼과 아반떼 등 신차출시를 통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대투증권은 “현대차의 영업이익 감소폭도 2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의 상승과 판매대수 증가 등으로 크게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를 비롯해 북미와 중국 등 현대차의 주요시장에서 잇달아 신차를 출시하며 신차효과를 노린다.

현대차는 3월17일부터 국내에 ‘올 뉴 투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3월 영업일수 11일 만에 2900여 대의 투싼을 판매하며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뉴 투싼의 글로벌 판매가 2분기 이후 시작되면 현대차의 판매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2015 상하이 모터쇼’에서 올 뉴 투싼을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부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중국 SUV시장은 최근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23일 실적발표에서 “신형 투싼을 5월 북미, 7월 유럽에서 출시하고 10월 중국판매를 시작하는 등 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며 “올해 판매목표는 우선 28만 대로 잡았지만 내년부터 연간 57만 대 판매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아반떼의 완전변경모델도 5년 만에 내놓는다. 아반떼는 1990년 출시한 뒤 지난해까지 세계에서 1018만 대가 팔린 현대차의 주력모델이다.

  정몽구, 현대차 경영실적 언제부터 개선할 수 있을까  
▲ 올 뉴 투싼 신차발표회에서 곽진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부정적 대외 변수도 여전해


그러나 현대차를 둘러싼 부정적 대외변수가 여전해 실적개선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이 여전히 불안한 데다 중국시장의 경쟁과열,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가 인센티브를 늘린 것이 문제가 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과 글로벌 경쟁심화 등 올해 현대차의 이익전망을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이 존재한다”며 “2분기부터 신차효과가 진짜 나타나야 실적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은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가 1분기 이후 약세추이가 완화하는 점은 현대차에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시장에서 인센티브 관리, 중국시장에서 자동차시장 경쟁심화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현대차가 2분기부터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봤지만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측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자동차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점과 국내와 미국 내 신형 투싼 판매효과로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여전히 재고가 많아 생각보다 현대차의 실적개선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현대차에 대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승용차 판매부진에 따른 인센티브 추가집행 가능성과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과정에서 인건비 상승이라는 불확실성이 현대차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1분기 현대차의 미국 내 인센티브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당 472달러나 증가했다”며 “최근 현대차그룹 노조들이 연대파업을 추진하기로 했고 현실적으로 계열사마다 다른 임금체계를 가져갈 수도 없어서 통상임금 1심판결 결과와 상관없이 인건비 상승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 인센티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나 증가했다. 현대차는 “미국판매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의 인센티브가 2015년 말 신형출시를 앞두고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차의 경영실적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자 정몽구 회장은 자신감을 잃지 말고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국가간 환율전쟁이 벌어지고 양적완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큰 가운데 그만한 실적을 낸 것을 격려하고 생산, 판매, 유통 등 모든 관련 파트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자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