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쌀값을 높이기 위해 농협의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

김 회장은 농가 소득 5천만 원 공약을 내걸고 회장에 뽑혔다. 그러나 쌀값이 높아져도 농민들에게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대책도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김병원, 쌀값 높이기 위해 농협 역량 총동원 의지 보여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김 회장은 16일 국정감사에서 “추곡수매가 지지를 위해 배수진을 칠 것”이라며 “정부의 수매량이 35만 톤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나머지는 농협이 전량 수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2조 원을 들여 쌀 170만 톤을 매입할 것이라는 구체적 계획도 내놓았다.

김 회장은 적정 쌀값으로 정곡 한 가마(80kg) 당 20만 원 이상, 조곡 40kg 기준으로 6만5천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곡은 도정한 쌀이고 조곡은 도정 전 쌀이다.

김 회장이 제시한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현재 쌀값보다 높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곡 한 가마 가격은 5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인 19만4772원을 나타냈다. 15일 쌀값은 같은 기준으로 19만3008원이다.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7.8% 오른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매달 5일, 15일, 25일에 정곡 한 가마를 기준으로 쌀값을 집계한다.

올해 쌀 수확량이 38년 만에 최저치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쌀값 고공행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수확량은 387만5천 톤으로 1980년 쌀 수확량 355만 톤 이후 최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397만2천 톤에서 2.4%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김 회장이 사상 최고가를 보이고 있는 쌀값을 지지하려는 것은 쌀값이 농가 소득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쌀 농가는 전체 농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쌀 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해 쌀 가격 지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 회장에 취임한 뒤부터 ‘2020년까지 농가 소득 5천만 원 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하지만 농협이 농가 소득을 높이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쌀값을 높이는 것 외에 쌀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농가에 적절히 환원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협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41개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가 쌀 수매와 출하 가격차이로 많은 이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전국 141개 농협RPC는 2017년에 쌀을 80kg당 15만5842원에 수매했는데 올해 쌀값이 80kg 기준으로 2월에는 16만 원대, 9월에는 17만 원대, 10월에는 19만 원대로 오르면서 시세차익 778억여 원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 의원은 “쌀값 상승은 정부의 추가 수매를 비롯해 쌀 생산 조정제 참여 등 농민들의 자발적 노력에 따른 것”이라며 “전국 141개 농협RPC는 쌀값 상승으로 778억에 이르는 시세 차익을 거둔 만큼 이 수익을 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