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엑셀러레이터협회장 전화성 “협회 통합 후 민간 컨트롤러 역할 수행"

▲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이 7일 서울 강남구 조선펠리스강남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협회의 분과를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와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간 통합 합의서에 방금 날인을 하고 왔다. 두 곳을 통합해 국내 액셀러레이터업계 전반에서 민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이 7일 열린 기자간담회 서두에서 이 같이 말했다. 

액셀러레이팅(창업기획자, AC)은 창업 초기인 기업에 대해 투자와 더불어 사업적 조언 및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투자대상 기업이 기초적인 역량을 갖추면 다음 투자단계인 벤처투자로 넘어가면서 액셀러레이터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액셀러레이터가 창업 단계와 벤처투자유치 단계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는 국내 엑셀러레이터들이 2017년 결성한 단체다. 엑셀러레이팅 투자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관련 부처에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팅 입지 강화를 외치는 전 회장은 올해 2월 4대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7일 오전 11시 서울 조선팰리스강남호텔에서 전 회장의 취임 이후 첫 번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전 회장은 이날 조직구성과 인선을 마치고 임기 내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역점을 뒀던 초기투자기관협회와의 통합은 전 회장 취임 1달 만에 진전을 이뤘다.

초기투자기관협회는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창조경제혁신센터 △기술지주사 등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기관들이 결성한 곳이다. 한국액셀러레이터와 마찬가지로 걸음마 단계의 기업을 길러내는 곳이다.

전 회장은 두 협회를 통합해 위상, 권한 및 책임 등을 늘리고 액셀러레이팅의 산업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회장은 우선 중소기업벤처부에 액셀러레이터 등록·검증 업무를 협회로 이관해달라는 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업무 이관에 앞서 두 협회의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전 회장은 “액셀러레이터는 개인이 결성한 투자조합보다 규모가 크고 분산투자 등을 통해 수익에 책임을 지는 법인이기 때문에 협회가 투자조합의 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정책 제언을 하기 위해 등록검증 업무를 가져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액셀러레이팅업계에서는 몰려드는 액셀러레이터 등록신청 기업을 면밀히 살피고 사후 모니터링까지 맡기에는 등록·검증기관인 창업진흥원의 일손이 모자라다는 지적이 많다. 등록 요건인 자본금 1억 원만 갖추면 액셀러레이터로 등록이 되는 실정이다.
 
[현장] 엑셀러레이터협회장 전화성 “협회 통합 후 민간 컨트롤러 역할 수행"

▲ 7일 오전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오른쪽)과 이용관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장(왼쪽)이 통합 합의서에 날인을 마치고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통합절차와 관련해 전 회장은 3개월 이내에 두 협회의 통합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다 밟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통합의 구조는 초기투자기관협회가 소멸하고 액셀러레이터협회가 흡수하는 형태인데 양 측의 동등한 위상을 반영해 협회명이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각각 대전과 서울에 있는 본부는 통합 이후 서울에 두기로 했다.

또한 등록된 액셀러레이터만 가입할 수 있는 기존 협회의 정관을 수정하고 초기투자기관협회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분과 2~3개를 신설하기로 했다. 초기투자기관협회 중 등록된 액셀러레이터의 비중은 50%이상이다.

이날 협회의 각 분과위원회 운영 계획이 공개됐다.

전 회장은 협회장 취임 직후 △투자 활성화 1·2분과△보육시장 확대 1·2·3분과 △글로벌 협력 1·2·3분과 △지역 활성화 분과 △협회 통합 및 거점확보 등으로 분과 조직이 확대됐다. 새로 임명된 분과위원장들이 각 분과가 맡은 세부과제를 소개했다.  

명승은 협회 통합 및 거점확보 분과위원장은 “두 기관의 구체적인 통합 논의를 지난 몇 달간 진행해왔다”며 “과거에도 협회통합 논의가 3번 있었는데 이번에는 합병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코넥스 시장 관련 분과 설립에 대해서는 검토를 거친 뒤 3개월 내에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평균 거래규모가 적은 코넥스 시장에 투자대상 기업을 상장하는 것이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전 회장은 “훌륭한 인재, 탁월한 역량의 액셀러레이터가 많음에도 업계가 저평가 받고 있다”며 “오늘을 기점으로 조적적으로 진일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하며 간담회를 마쳤다.

전 회장은 1976년생으로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석사를 취득했다. 액셀러레이팅과 푸드테크 사업을 하는 씨엔티테크를 2003년 창업해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씨앤티테크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스타트업 340개 사에 모두 400억 원을 투자하면서 국내 1위 액셀러레이터로 꼽히고 있다. 씨앤티테크는 지난해 12월 한화플러스제2호스팩과 합병계획을 공시하며 ‘국내 액셀러레이터 1호 상장’을 노리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