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형사 재판정에서 회장취임 1주년을 맞으며 사법리스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7일 오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05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회장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회장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높이고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는 등 부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재판은 2020년 9월 공소제기로 시작돼 올해로 4년째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재판이 검찰 수사기록만 19만 페이지에 이르고 증거목록만 책 4권 분량으로 방대한 만큼 판결이 내려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의 오너로서 최종 의사결정 과정의 정점에 있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길어짐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전반의 경영 지배구조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인수합병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9조 원을 들여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6년 넘게 대형 인수합병(M&A)에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취임 1주년이 임박한 26일 계열사 삼성SDI와 삼성SDS의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알리면서 사법리스크의 시발점이 된 지배구조 및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은 기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에 더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추가 도입함으로써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정착 및 거버넌스 체제 재편’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