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고성능차 중심으로 올해 중국 시장 판매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한 데 따른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의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이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한한령 이후 오랫동안 이어졌던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4년 만에 중국 판매량 반등세, 장재훈 고성능차 전략 성과 가시화

▲ 현대차가 중국 현지 판매량이 반등하면서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올해 중국 사업 정상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장 사장이 6월2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12만3259대가 판매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판매량이 13% 증가했다.

물론 현대차가 2016년만 해도 중국에서 한해 114만2016대를 팔았다는 점에서 판매량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차는 고고도미사일(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2017년 판매량(78만5천 대)이 전년과 비교해 44%나 꺾였다. 그 뒤 현지 판매량은 2022년 25만4천 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특히 2017년 78만 대에서 2018년 79만 대로 소폭 반등한 이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으로 급격한 판매량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시장 판매량이 2016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라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에 보인 두 자릿수 비율의 반등은 의미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현지 맞춤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고성능차를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장 사장의 전략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장재훈 사장은 올해 신년사부터 "중국사업을 정상화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한 뒤 SUV와 고성능차 중심의 현지 사업 전략을 펼쳤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중국 현지 SUV 모델인 투싼L과 ix35의 상반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9% 확대되면서 반등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공개한 중국 전략 모델인 무파사도 6월부터 판매를 시작하면서 인기를 끌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상하이모터쇼에서 고성능차 ‘더 뉴 아반떼N’ 디자인을 세계에서 처음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전까지 현대차의 고성능차인 N브랜드는 유럽을 중심으로 고성능차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됐는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국에서도 처음으로 '더 뉴 엘란트라 N'를 출시한다.
 
현대차 4년 만에 중국 판매량 반등세, 장재훈 고성능차 전략 성과 가시화

▲ 아이오닉5N 티저 영상 3번째. <현대자동차 유튜브 영상 갈무리>


고성능차를 바탕으로 현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면 추후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보탬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만큼 현지 전기차업체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2022년 500만 대를 넘어서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6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세계에서 전기차가 2번째로 많이 팔린 유럽 판매량(162만 대)의 3배가 넘었다.

물론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BYD, 상하이GM우링(SGMW) 등 현지 브랜드의 입지가 워낙 막강해 테슬라를 제외하면 중국 외 브랜드는 의미 있는 판매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N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앞으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여지도 충분한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오닉5N은 7월 안에 공개된 뒤 중국에는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4년 만에 현대차가 중국에서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전기차에서도 고성능차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면 중국 사업 정상화의 기반을 닦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