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번 역은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타운’ 역입니다” 

▲ 청라국제도시 역을 나오면 하나금융티아이와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가 바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번에 내리실 역은 공항철도 내륙 구간의 마지막 역인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타운’ 역입니다.” 

28일 오후 1시37분. 열차에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인천국제공항철도 구간에 있는 청라국제도시 역은 이날부터 ‘하나금융타운’이라는 두 번째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열차에서 내리자 출구까지 무빙워크가 길게 늘어져 있다. 짧지 않은 거리, 무빙워크 위에서 잠시 숨을 돌릴 겸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면 나라히 서 있는 건물 2개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금융그룹의 IT 자회사 하나금융티아이와 하나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다. 

역에서 나오고 길 하나만 건너면 하나금융그룹 연수원인 하나글로벌캠퍼스도 자리를 잡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 역은 이날부터 앞으로 3년 동안 ‘하나금융타운’이라는 이름을 같이 사용하게 된다.

이미 승강장이나 역 밖에 있는 표지판, 열차 노선도에는 ‘하나금융타운’이 새겨져 있다. 열차를 타고 내릴 때마다 나오는 안내방송에서도 ‘하나금융타운’이 빠지지 않고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은 글로벌 도약의 큰 기점이 될 청라 이전을 앞두고 브랜드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이번 역명 병기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타운이라는 이름을 꼬박꼬박 접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브랜드 홍보효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현재 청라국제도시 역을 이용하는 사람은 주중 기준으로 하루 평균 7천 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청라국제도시 개발 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들어서면 청라에서 ‘하나금융’ 이름을 접하는 사람 수도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역 이름이 지역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르면 ‘청라 하면 하나금융’이라는 상징성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 “이번 역은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타운’ 역입니다” 

▲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타운 역 1번 출입구. <비즈니스포스트>

하나금융그룹도 지역과 소통하며 청라의 ‘마인드마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나금융타운 역에 조성되는 하나드림타운이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찾는 관광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산탄데르 금융타운을 건설하며 성장의 발판을 만든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을 모델로 삼고 청라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산탄데르 은행은 본래 스페인 북부에 있는 지방은행에 불과했는데 수도 마드리드 서쪽 외곽에 금융타운을 조성하고 이곳을 거점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며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도약했다.

청라국제도시 역 부근은 아직까지는 허허벌판에 가깝다. 

역에 서서 바라보면 저 멀리 아파트 두 채가 하늘을 향해 빠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앞으로 하나금융그룹 본사 건물인 ‘청라 그룹헤드쿼터’까지 제 모습을 오롯이 갖추면 이곳은 이름 그대로 ‘하나금융타운’이 될 것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주요 계열사와 시설들을 청라국제도시에 집적화하는 하나드림타운 구축사업을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2017년 6월 1단계 사업으로 청라국제도시에 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했고 2019년 5월 2단계 사업으로 금융인재 양성기관인 하나글로벌캠퍼스의 문을 열었다. 

마지막 3단계 사업인 그룹헤드쿼터 구축은 2025년 12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아직 청라 이전까지는 3년 정도 남아있으나 마음은 이미 청라를 향하고 있다. 청라지역에서 사회공헌과 홍보·사업 등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를 처음으로 청라에서 열었다. 이전에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을 때에는 청라 하나글로벌연수원을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적도 있다. 

하나은행이 아산병원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에 참여한 것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