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에게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는 게 유리할까?

셀트리온은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앞세워 유럽을 정복한 데 이어 이제 막 미국 바이오시밀러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셀트리온 미국 공략에 고삐 죄, 대선에 누가 승리하면 더 유리한가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둘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바이오 관련 정책방향도 달라지는 만큼 셀트리온도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4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셀트리온에 이득이라는 시선이 많다.

바이든 후보는 헬스케어 관련해 ‘오바마케어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처방을 장려하고 과도한 약값 경쟁을 막기 위한 정책 등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는 일반적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같은 효능을 지니면서도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은 우선 바이오시밀러시장 규모가 확대돼 수혜를 볼 수 있고 기존 제약 및 바이오회사들이 후발주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제품 가격을 과도하게 낮추는 것을 규제하는 만큼 진입에 대한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셀트리온은 미국에 주력제품들을 줄줄이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아직까지는 점유율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출발이 좋다. 미국 헬스케어 정보서비스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9월 미국에서 램시마는 시장점유율 11.3%, 트룩시마는 20.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트룩시마는 2019년 11월 미국에 출시됐는데 1년도 되지 않아 미국 리툭시맙시장에서 20% 넘는 점유율을 확보한 것이다. 허쥬마는 올해 3월 미국에 출시했다. 

셀트리온은 관계사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미국이름 인플렉트라)’,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등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앞으로 미국에 추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내놓고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하는 게 낫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이런 시선은 셀트리온이 트럼프 정부 때 미국 바이오시장의 진입장벽을 어느 정도 넘었다는 점을 내세운다.

미국은 2018년 식품의약국(FDA) 주도로 ‘바이오시밀러 액션플랜’을 시행하면서 바이오시밀러를 향한 태도가 보수적이었던 데서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바이오시밀러 액션플랜의 핵심은 병원에서 의약품을 처방할 때 바이오시밀러와 교체 처방이 가능하도록 허락한 것이다. 

미국에서 셀트리온의 램시마 매출이 2018년 4분기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때 미국에서 램시마로만 2017년 4분기보다 58% 증가한 매출 7천만 달러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동안 의약품시장에서 꾸준히 규제를 완화해 온 반면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당선된다면 이와 반대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반대의 정책을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종합바이오제약회사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데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 시장인 미국은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곳이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해마다 1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내놓고 2022년까지 화학합성 의약품 46개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현재 미국에서만 모두 4개의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경쟁을 강조한다면 바이든 후보는 공정경쟁을 강조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신약 개발이나 세금감면 혜택 등을 폐지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