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 투자광풍'이 지속되고 있다. 거래소의 투자유의 경고에도 코스피에서 18일 하루 동안에도 18개의 우선주 종목이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우선주의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고 있고 이와 관련해 일부 세력의 불공정행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의의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주 주가 묻지마 광풍은 동학개미운동 폭탄 돌리기인가

▲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선주 주가 급등은 코로나19 사태 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급증한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이 순환매 장세에 따라 우선주로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우선주 투자광풍은 왜 불고 언제까지 지속될까?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선주 주가 급등은 코로나19 사태 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급증한 개인투자자의 투자금이 순환매 장세에 따라 우선주로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물량이 적은 우선주는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삼성중공업 우선주 거래금액을 살펴보면 17일까지 개인투자자 매수금액은 3022억 원으로 전체 매수금액의 98.8%를, 매도금액은 3018억 원으로 전체 매도금액의 98.6%를 차지했다.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일양약품 우선주는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매수·매도금액 비중이 각각 99%를 넘었다. 개인투자자 사이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난 것이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증시가 빠르게 회복돼 보통주의 매수시점을 잡기가 어려워지면서 6월부터 호재가 있는 종목의 우선주에 관심이 몰렸다는 시선도 나온다.

코로나19로 3월에 증시가 폭락했던 3월19일부터 5월 말까지 코스피지수는 39.24% 상승했지만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같은 기간 28.3% 올라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다.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코스피시장 우선주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카타르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사업 수주, 일양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한화는 지분을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업체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 등 호재가 발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우선주 투자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기업가치보다 일시적 호재에 따른 우선주 투자가 이어지고 우선주의 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이를 두고 비정상적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저금리기조 등으로 우선주가 초과수익을 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실물경기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주에 투자하는 것은 이르다”고 바라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2444.79를 보여 6월에만 12.3% 높아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3% 오른 것과 비교해 4배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삼성중공업 보통주 주가는 17일 기준 6470원으로 6월 한 달 동안 29.9%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우선주의 상승률(1265%)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우선주 주가 급등과 관련해 일부 세력이 우선주 주가를 주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선주에 투자한 선의의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주는 발행규모가 작고 실제 유통물량은 더욱 적기 때문에 자금력을 보유한 세력이 주가를 주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특정 종목을 단기간에 집중 매수하거나 고가의 매수 호가를 반복적으로 제출하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통해 시세를 견인하는 것이 유통물량이 많은 보통주보다 쉽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우선주 주식 수는 11만4845주로 보통주(6억403만5571주)의 0.02% 정도에 불과하고 시가총액은 18일 기준 854억 원으로 보통주 시가총액(4조1139억 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일양약품우(643억 원), 한화우(429억 원), SK증권우(354억 원), KG동부제철우(93억 원) 등 최근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 시가총액도 자금력 있는 개인투자자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주가를 주도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격변동성이 큰 우선주가 기업가치보다 단순 호재나 일부 세력의 주도로 주가가 급등하면 언제든지 주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매도를 시도하더라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투자한 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여력이 충분한 만큼 우선주 광풍이 한 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순환매 장세가 끝나면서 주가조정 등에 들어갈 수도 있고 우선주 주가 급등이 비이성적이라는 우려가 많은 만큼 우선주 투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순환매 장세의 마지막 국면에서 우선주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17일 우선주의 이상급등 현상과 관련해 '투자유의안내'를 배포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급등한 우선주는 상장주식 수가 적고 시가총액이 낮은 저유동성종목이 대부분”이라며 “우선주 관련 불공정거래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불공정거래 행위를 포착하면 금융당국과 공조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