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의 임상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임상단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를 추격한다.

렘데시비르가 기대에 못 미치는 효과를 보인 상황에서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뛰어넘는 항체 치료제를 빠르게 내놓아 치료제 개발의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늘Who] 서정진 코로나19 치료제 속도전, 셀트리온 치고나갈 기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렘데시비르의 치료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임상 진척으로 보이는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서 회장은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서 회장은 7월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시료 생산과 동물임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항체 치료제 후보군을 최종적으로 선별하고 치료제의 원료인 세포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세포주 개발이 끝나면 인체임상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된다. 

셀트리온과 협력관계를 구축한 질병관리본부는 치료제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효능시험과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독성시험을 동시에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가 렘데시비르보다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렘데시비르와 같은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염증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한다. 하지만 항체 치료제는 완치자 혈액에서 항체 유전자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단백질을 무력화하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서 회장은 3월 말에 열린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항바이러스제가 코로나19를 100% 막을 수가 없으며 부작용이 심해 경증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는 11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첫 번째 임상 결과를 공개했으나 치료 효과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은 코로나19 중증 감염환자 53명을 관찰한 결과 68%인 36명의 환자에게서 증상 개선이 있었고 47%인 25명이 퇴원했다. 하지만 60%에 이르는 36명에게 부작용이 나타났고 13%인 7명이 사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결과로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를 빠르게 종식해줄 ‘게임체인저’임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암처럼 완치가 아닌 증상 개선만으로 환호해야 하는 상황은 아직 아니기 때문에 종식을 위해서는 높은 완치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계획대로 항체 치료제의 임상을 단축해 렘데시비르의 상용화 시기를 최대한 따라잡는다면 항체 치료제의 효능을 앞세워 코로나19 치료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생명과학분야 솔루션인 코텔리스를 통해 렘데시비르가 2년6개월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셀트리온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범정부적 지원을 통해 2021년에는 항체 치료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다른 글로벌제약사보다 빠른 속도로 임상을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