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이소영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쟁을 펼쳤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금투세 논의가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논의와 결론 도출을 요청하기 위해 제 계획과 일정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예정돼있던 국제 기후행사 출장 일정을 취소하고 금투세 관련 정책 의원총회 소집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진성준·이소영 금투세 논쟁, "비포장도 세금내야" vs "아우토반으로 빠져나가"

▲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민주당에서 대표적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고 있는 이 의원은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페이스북 글을 잇달아 올리며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진성준 의원은 이 의원이 최근 주식 유튜브 방송인 삼프로TV에 출연해 상법 개정 등을 통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은 채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을 ‘비포장도로에 세금을 걷는 격’이라 비유한 주장에 반박했다.

진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상법 개정으로 우리 주식시장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금투세를 일단 유예하고 상법을 개정한 후 우리 주식시장이 건전해지면 금투세를 다시 시행하자는 주장에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투세가 기본적으로 소득 자체에 과세하는 것인 만큼 주식시장의 문제점과 별개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 진 의원이 주장이다.

진 의원은 “통행이 불편하다 해도 그 도로를 이용해서 이동시간 단축 등 편익을 보았다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며 “소득세는 소득 자체에 물리는 세금이기 때문에 편하게 벌었느냐, 어렵게 벌었느냐를 따져서 소득세를 물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식시장의 ‘체력’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수익을 올리는 큰손들은 있고 이들이 세금을 부담할 능력은 충분하다”며 “(금투세는) 5천만원 초과소득의 최대 27.5%에 불과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진 의원의 반박을 두고 자신이 금투세 과세를 ‘비포장도로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비유한 이유는 국내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자금이 외국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갈 위험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재반박했다.

이 의원은 “비포장도로에 통행세 걷지 말자고 한 취지는 바로 옆에 ‘아우토반’ 같은 대체도로가 있기 때문”이라며 “모바일 주식투자가 보편화돼 이제 핸드폰 몇 번 만지면 해외주식 투자가 가능한 상황에서 해외시장은 우리 시장보다 훨씬 투명하고 수익률이 높은 ‘아스팔트 도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민주당 금투세 정책토론까지 기다리지 말고 서둘러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취합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생중계 공개토론을 기다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며 “내일이라도 정책의총을 열어 가닥을 잡을 수 있기를 바라고 그게 안 된다면 추석 연휴 직후 각자 듣고 온 민심을 가지고 정책의총을 하자”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