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경쟁 촉진을 위해 선정한 제4 이동통신 사업자 '스테이지엑스'의 후보 자격 취소 수순을 밟고 있어 이통 시장 경쟁이 한풀 꺾일 것이란 일반 예측과 달리 기존 이통 3사의 경쟁이 오히려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조만간 폐기되고, 정부가 알뜰폰(MVNO) 육성 지원책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4이통 취소 수순에도 통신3사 불안, 단통법 폐지와 알뜰폰 부상해 ‘유혈경쟁’ 불가피

▲ 21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와 정부의 알뜰폰(MVNO) 육성책 강화 가능성이 떠오른다. 


21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스테이지엑스는 오는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진행하는 청문절차를 거쳐 제4 이통 사업자 후보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기정통부가 스테이지엑스의 제4 이통 사업자 후보 자격을 취소하겠다고 직접 나선 만큼, 청문 등을 통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조성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스테이지지엑스가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으면 주파수 할당 대가 3870억 원 납부, 설비 투자, 마케팅 등 통신사로서 적절한 사업 수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제4 이통 사업자 출범이 또다시 불발되면 기존 통신 3사의 과점 구도가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3사의 경쟁은 오히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 경쟁 활성화를 통한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외치고 있는 만큼, 제4 이통사 유치에 실패하면 알뜰폰 육성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알뜰폰 육성책에 다시 힘이 실릴 전망”이라며 “정부가 통신사업자 간 경쟁 활성화를 이끌 방법은 현재로선 알뜰폰 육성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 하반기 단통법이 10년 만에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논란이 많은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와 여당의 단통법 폐지에 반대했더 거대야당 민주당이 단통법 폐지에 적극 나서기로 함에 따라 국회에서 단통법 페지가 여야 합의로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시행된 단통법은 모든 통신사가 단말기 지원금을 전국 어디서나 똑같이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렇게 되자, 이통 3사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지원금 경쟁을 접고, 안전하게 기존 가입자를 유지하며 수익을 늘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시장에서 경쟁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단통법이 폐지되면 3사는 지원금 확대를 통해 가입자 유치 경쟁에 다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에 가장 먼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연쇄적으로 1위 SK텔레콤과 2위 KT도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 합산액은 2014년 8조8220억 원이었지만, 단통법 시행 후인 2015년에는 7조8670억 원, 2016년 7조6180억 원 등 계속 줄었다. 지난해 3사 마케팅비 합산액은 약 7조9천억 원으로, 2015년과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