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게임 업계가 기회의 땅이라 불렸던 중국 시장 환경이 급변하며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지면서, 중국을 대신할 만큼 시장 잠재력을 지닌 인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니코 파트너스의 '인도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게임 인구만 4억4400만 명에 이른다. 인도 게임시장 규모는 2023년 1조 711억 원이며, 2027년 2조1587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게임인구만 4억 인도 게임 시장 정조준, K-게임 새 활로 뚫는다

▲ 크래프톤이 인도 게임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이미지.


11일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크래프톤이 인도에서 K-게임의 성공사례를 만들면서 인도 게임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인도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2천억 원을 투자해 현지 사업 기반을 잡았다. 

현지 시장을 겨냥해 만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가 2023년 12월 역대 월간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월28일 데브시스터즈가 대표작 쿠키런을 인도에 출시한다고 밝혔는데, 크래프톤이 현지 배급을 맡기로 했다.

현재 크래프톤은 쿠키런에 이어 국내 모 개발사의 다른 게임의 배급사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네오위즈가 블록체인 자회사인 인텔라X를 앞세워 인도 시장을 진출했다. 인텔라X가 현지 블록체인 게임 커뮤니티 인디지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점차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게임인구만 4억 인도 게임 시장 정조준, K-게임 새 활로 뚫는다

▲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을 인도 시장에 출시키로 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이 인도 진출을 적극 타진하는 것은 중국 시장이 예전같지 않은 점이 대표적인 이유로 꼽힌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들이 대부분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기대작이었던 검은사막 모바일(펄어비스)이 2022년 중국에 출시됐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2023년에는 메이플스토리M(넥슨)과 쿠키런 킹덤(데브시스터즈)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중국 당국의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도 K-게임이 중국 시장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은 ‘온라인게임 관리방안’ 초안을 공개해 글로벌 게임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과도한 게임 이용 및 과소비 제한’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운영과 수익모델을 대부분 금지하는 규제를 예고하면서, 당시 하루만에 중국 게임기업 시가총액이 104조 원 가량 증발하기도 했다.

K-게임의 인도 성공 사례로 꼽히는 크래프톤은 앞으로 현지 게임 배급사업을 더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현지 서비스로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게임 배급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도 시장 성공은 자신감을 갖게 했다"며 "앞으로 인도에서 배급과 유관 사업까지 함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