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 사라진 국내증시, 길어지는 코스피 조정 대응하는 투자전략은

▲ 코스피는 지난해 연말 9주 연속 상승랠리를 펼쳤다가 새해 들어 3주 연속 하락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지수가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다는 ‘1월 효과’가 무색할 정도로 연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기업실적 부진,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위축,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글로벌 증시 가운데서도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히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2.70포인트(1.34%) 상승한 2472.74를 기록했다. 

이날 대만 TSMC 호실적에 국내 반도체주 중심 반등세가 나타나면서 하락폭을 일부 되돌렸다.

다만 4거래일 연속 2500선 밑에서 거래를 마치면서 주 단위로는 2.07% 가량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연말 9주 연속 상승하면서 2660선에서 2024년을 맞이했으나 새해 들어 3주 연속 내리면서 지난해 12월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도 추가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주가 부양책에도 글로벌 수익률 최하위 수준 흐름을 나타내며 유독 고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월 들어 6.8% 가량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7.5% 상승하면서 34년 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이했다. 미국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지수도 0.23% 올라 연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말 상승랠리를 이끌었던 미국 기준금리 조기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한 가운데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주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기업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코스피를 향한 투자심리를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부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도 국내증시 약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증시의 차별적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리 모멘텀이 둔화한 것 외에도 앞서 연말 강한 상승에 따른 부담, 중국 경기현황에 대한 실망과 우려, 대만선거와 북한도발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일본과 비교 시 상대 열위 부각, 시장 대표주의 실적부진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수급 이슈 등 다수의 부담 요인이 더해지면서 1월 증시 조정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별로 살펴보면 국내증시를 움직이는 양대 축인 기관과 외국인투자자가 모두 주식을 던지면서 수급 부담을 심화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블록딜이 있었던 11일을 제외하면 새해 들어 기관투자자가 5조2397억 원, 외국인투자자가 2856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매도 우위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특히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며 코스피에 약세를 이끌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1월 들어 선물시장에서 5조3600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11~12월 유입금액(8조4500억 원)의 절반 이상을 순매도했다. 
 
'1월 효과' 사라진 국내증시, 길어지는 코스피 조정 대응하는 투자전략은

▲ 19일 코스피지수는 2472.74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으로 코스피가 기술적 과매도 영역에 접근했다는 데 입을 모은다. 급락 뒤 반등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다만 당분간 조정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관 수급악화, 기업 이익모멘텀 약화, 국내외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내증시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는 단기 과매도 구간이지만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면서 조정구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부각됐다”며 “원/달러 환율이 장기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의 고점이 나온다면 주식시장도 의미 있는 반등이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올해 실적성장이 예상되는 반도체업종이 선호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전략적인 측면에서 2400선 전후 변동성을 활용해 주도주, 그 중에서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는 반도체, 조선 업종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것을 권고한다. 인터넷은 단기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며 “매도 실익이 없는 지수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매수 전략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인 이익 모멘텀이 살아있어야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등 IT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면서 조정 시 매수를 통한 비중 확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