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 위기감 고조, 김영섭 새 판 짜기 위한 ‘물갈이 인사’ 카드 만지작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 인사에서 새 판 짜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새 판을 짜기 위해 연말인사에서 칼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김영섭 사장이 임기만료를 앞둔 계열사 사장단뿐만 아니라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와 실적부진에 책임이 있는 본사 임직원들도 대폭 물갈이하는 인사를 단행할 수도 있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17일 KT노조의 노조위원장 선거가 끝난 뒤 이르면 11월 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섭 사장은 8월30일 임직원들과 대화에서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되어야 한다”며 정기 임원인사를 최대한 빠르게 발표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52개 KT 계열사 사장단부터 큰 폭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니뮤직, KT서브마린, KTCS, KTis,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이니텍 등 KT 계열 9개 상장사의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1년 임기로 선임된 만큼 모두 이번 정기 임원인사 대상자다.

양춘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와 조성수 KT알파 대표는 올해 3월 신규 선임되기는 했지만 이들도 2024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김영섭 사장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외부에서 계열사 사장단 후보들을 물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최근 일부 계열사 사장 후보자들과 면담까지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이미 어느 정도 인선작업도 마무리돼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계열사 외에 KT 본사 임원 가운데서도 대규모 인사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KT는 최근 본업인 통신사업에서 경쟁사인 LG유플러스의 거센 추격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9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알뜰폰 제외)은 SK텔레콤이 3116만8214개, LG유플러스가 1801만6932개, KT가 1713만3388개로 집계됐다.

KT가 처음으로 이동통신 가입회선에서 LG유플러스에 역전당한 것이다.

물론 사물인터넷(IoT)을 제외한 KT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1360만 명으로 여전히 LG유플러스(1102만 명)보다 앞서있다.

김영걸 KT 커스터머부문 상품기획담당(상무)은 월 1천 원 수준의 사물인터넷(IoT) 회선과 휴대폰 회선을 동일하게 계산하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가입자 수에서도 LG유플러스와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KT 내외부에서 통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KT는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조3841억 원으로 2022년 3분기보다 10% 감소했다.
 
KT 경영 위기감 고조, 김영섭 새 판 짜기 위한 ‘물갈이 인사’ 카드 만지작

▲ 서울 종로 광화문 KT사옥. <연합뉴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6.69% 2.7%씩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미 KT 5G 가입자 순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이동전화매출액 감소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3년뿐만 아니라 2024년에도 본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의 부사장급 인사로는 현재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박병삼 윤리경영실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 신수정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안상돈 법무실장, 우정민 IT부문장 등이 있다.

이들 가운데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서창석 부문장을 제외하면 모두 안심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에 발표된 KT 인사에서는 4명의 부사장 승진자가 있었다.  

아울러 20명의 전무급 자리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 공백에 따른 인사 적체를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에는 그동안 ‘순혈주의’가 남아있었는데 외부 출신인 김영섭 사장이 조직을 쇄신하기 위해 여러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사이동 외에 대규모 조직개편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