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에 사연 많은 게임 총출동, TL 다크앤다커모바일 레전드오브이미르까지

▲ 올해 지스타에서 사연 많은 게임들이 총출동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지스타 2023의 출품작들이 하나 둘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12일 게임업계 소식을 종합하면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지스타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은 엔씨소프트의 ‘TL(쓰론 앤 리버티)’이다.

엔씨소트트는 TL 신작으로 8년만에 지스타에 참석한다.

TL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PC-콘솔게임으로 엔씨소프트의 최대 기대작이며 개발초기부터 게임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10여 년 전 개발 시작점이 된 리니지이터널 개발 착수와 중단, 프로젝트TL로 전환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2023년 5월 베타테스트에서 이용자에게 첫 선을 보였을 때는 자동사냥 같은 모바일연동 시스템을 적용해 전 세계적으로 쓴 소리를 들었지만 11월2일 공개된 쇼케이스에서는 확률형아이템, 자동사냥, 모바일인터페이스 등을 포기하는 등의 과감한 결단으로 칭찬을 받고 있다.

'포스트 리니지' 시대를 열겠다는 엔씨소프트의 노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났을지 눈앞에서 확인해볼 기회다.

이밖에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비MMORPG 신작들도 주목해볼만 하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 행사에서 루트슈터게임 'LLL', 난투형 액션게임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 BSS' 신작 3종의 시연 부스를 운영한다.
 
지스타에 사연 많은 게임 총출동, TL 다크앤다커모바일 레전드오브이미르까지

▲ 크래프톤이 게임쇼 '지스타2023'에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2개 게임을 출품한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다른 의미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문제작 ‘다크앤다커’ IP를 사용한 모바일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출품하기로 하면서 업계와 게임관련 커뮤니티들이 술렁거리고 있다.

출품 소식을 알린 기사 댓글들을 보면 기존 PC게임 다크앤다커를 즐겼던 팬들은 ‘게임은 재밌으면 그만이다’라거나 '이제야 다크앤다커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겠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도둑질한 게임은 하지 않겠다'는 부정적 반응 역시 찾아볼 수 있었다.

원작인 ‘다크앤다커’는 게임기업 넥슨의 개발프로젝트를 유출해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제작사 아이언메이스는 넥슨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동업자 정신을 포기한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무릅쓰고 흥행작 확보에 사활을 건 크래프톤이 어느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증명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이 인생시물레이션 ‘심즈(미국 EA)’ 이용자를 겨냥해 만든 ‘인조이’도 빼놓을 수 없다.

과거 심즈 시리즈를 즐겼던 직장인들 중심의 커뮤니티에서는 다크앤다커보다는 인조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장르 팬들은 심즈4에 견줄만한 신작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장르의 본가로 불리는 EA는 심즈 시리즈를 통해 50억 달러(약 6조5천억 원)의 누적매출을 달성했다. EA는 2014년 마지막 작품인 심즈4를 출시한 뒤로 60개 넘는 DLC(다운로드콘텐츠)를 판매해왔다.
 
지스타에 사연 많은 게임 총출동, TL 다크앤다커모바일 레전드오브이미르까지

▲ 위메이드가 연내 출시하는 MMORPG 레전드오브이미르 이미지. <위메이드>


지스타2023의 메인 후원사 위메이드의 게임 역시 눈길을 끈다.

위메이드는 모바일-PC MMORPG ‘레전드오브이미르’를 준비했는데 여기엔 게임 이용자들 이상으로 업계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게임이 블록체인기술에 기반해 만들어져 블록체인 경제인 ‘토크노믹스’에 최적화된 게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최근 블록체인게임업계에서는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대형 히트작이 나와 줘야 한다는 인식이 많아지고 있다. 과연 레전드오브이미르가 그 역할을 해줄 만한 게임인지 확인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게임업계에 불황에 따라 대부분 게임사들의 실적이 곤두박질을 치면서 블록체인게임이 대안이 돼줄거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2022년 74.4%에서 2023년 62.9%로 11.5%p 하락했다.

이에 블록체인게임 선봉장을 자처하고 있는 위메이드가 성공사례를 만들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블록체인게임이 과거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 게임처럼 인식되는 상황에서 위메이드처럼 과감하게 투자를 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돼있다”며 “업계가 모두 위메이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2000년대 한국 게임기업의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2010년대에는 모바일게임 전환을 이끈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2020년대 블록체인게임 전환도 위메이드가 이끌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는 8월 지스타2023 참가 취지를 밝히면서 “지스타를 통해 블록체인 파이오니어(개척자) 위메이드가 국내 게임시장에서도 새로운 전기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레전드오브이미르라는 게임은 위메이드가 직접 개발한 작품이라는 의미도 가진다.

위메이드는 국내 블록체인게임 대표주자를 자처한 이후 ‘블록체인’에만 집중하고 ‘게임’은 뒷전이 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배급작 나이트크로우가 흥행하고 3분기 실적반등까지 이뤄내면서 그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레전드오브이미르라는 자체 개발 게임으로 다시 한 번 게임사업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