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이 리츠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그룹 성장사업 지원을 위한 자금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는 몸값이 1조 원에 이르는 SK서린빌딩 등 사옥자산부터 최근 리츠시장에서 우량자산으로 떠오르는 물류센터, 주유소, 통신탑, 데이터센터 등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SK 공모리츠로 증시 두드려, 장동현 투자재원 46조 조달의 한 방법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


그러다 보니 벌써부터 SK가 조성하는 리츠의 공모시장 흥행을 점치는 시선이 나온다. 

31일 SK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본인가를 받아 SK리츠운용을 설립해 서울 종로구 사옥 SK서린빌딩과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 100여 곳을 자산으로 담은 리츠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에 투자해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펀드다. 주로 사모형태가 많지만 최근 증시에서 공모를 통해 조성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SK 관계자는 “SK리츠운용의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 있다”며 “확정된 건 아니지만 상장시기를 대략 올해 하반기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SK리츠운용의 리츠 상장 전 자금유치(프리 IPO)도 추진하면서 공모리츠시장에서 자금유치 흥행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프리 IPO는 말 그대로 기업공개를 하기 전에 미리 투자자들로부터 일정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다.

장 사장은 올해부터 전기차배터리부품, 반도체소재, 바이오 등 분야에서 차세대 기술 확보, 사업의 본격적 확대를 위해 글로벌 인수합병, 지분투자, 사업제휴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투자재원 46조 원을 마련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설정했다.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 대격변의 시기에 빠르게 변화해야 앞서갈 수 있다는 절실함이 엿보인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초부터 미래 먹거리사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로 성장사업 투자와 발굴에서 중추 역할을 하며 신사업의 산실 역할을 해온 SK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

SK그룹 수소사업 핵심에 선 SKE&S는 이제 2021년 1분기가 지나는 시점에 미국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지분인수, 수소생산 원료인 액화천연가스 확보를 위한 호주 해상가스전 투자, 액화수소사업 담당할 신설법인 설립 등에 모두 1조5천억 원 투입했다.

이밖에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최근 폴란드 배터리분리막 생산공장에 1조1300억 원 투자했다. SKC도 2025년까지 동박 생산능력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 아래 말레이시아에 이어 유럽, 미국지역 동박 생산시설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기조에서 지주회사 SK가 리츠를 통해 투자재원을 늘린다면 그룹 각 계열사들의 미래 성장사업 경쟁력 확보에 든든한 받침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리츠사업은 묶여 있는 부동산 자산을 현금화할 있다는 점에서 일반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들도 안정적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에 상장한 공모리츠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0년 초 시장에 상장한 리츠는 7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3월 기준 상장 리츠는 13곳에 이른다.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리츠는 두 자릿수에 이를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K는 리츠사업을 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된다.

우선 SK리츠운용의 첫 번째 자산이 될 SK서린빌딩만 해도 가격이 1조 원에 이르는 알짜 부동산이다. 그룹 계열사인 SK텔레콤의 통신탑 등도 5G가입자 증대와 통신설비 인프라 활용성 측면에서 지속적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SK는 이밖에도 물류센터, 주유소, 데이터센터 등도 보유하고 있다.

장 사장은 29일 주주총회 뒤 SK의 파이낸셜스토리와 올해 경영계획을 공유하는 온라인 간담회에서 “올해는 바이오, 첨단소재, 그린,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SK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시장과 적극적 소통으로 2025년에는 시가총액 140조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