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기아자동차 쏘렌토에 뺏겼던 국내 중형SUV시장 ‘왕좌’를 올해 되찾을까?

지난해 쏘렌토와 나란히 신형모델을 출시했음에도 싼타페가 판매량에서 크게 밀렸는데 현대차는 올해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해 역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출격, 쏘렌토에게 중형SUV 왕좌 탈환 별러

▲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3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현대차는 이르면 4월 국내에서 싼타페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현재 국내 환경기준에 맞춰 하이브리드 인증 및 생산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초 현대차는 2020년 10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미국에서 처음 공개할 때 미국과 호주 등을 2021년 1분기 출시 국가로 확정했는데 한국도 추가한 것이다.

공개된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은 4기통 가솔린 1.6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가 추가되는 방식이다.

가솔린 1.6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0kg.m의 성능을 발휘하는데 전기모터까지 더해지면 엔진 최고출력은 230마력 최대 토크는 35,7kg.m까지 높아진다. 변속기는 자동6단 변속기가 적용됐다.

현대차가 공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의 엔진사양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과 동일하다.

다만 기존모델에서도 기아차의 쏘렌토보다 싼타페에 첨단 사양이 많았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모델에서도 이런 차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싼타페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운전자 인식형 스마트 주행모드’를 적용했다. 운전자가 개인 프로파일을 등록하면 운전자의 운전성향과 주행 도로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화된 주행모드를 자동으로 제공한다.

또 스마트폰 블루링크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카카오톡 메시지를 읽고 보내주는 기능과 신체 정보를 입력하면 건강한 운전자세를 추천해주는 기능 등 싼타페에만 탑재된 첨단사양은 기아차의 쏘렌토와 차별점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이런 행보는 국내 중형SUV시장에서 쏘렌토와 비교해 싼타페가 상대적 판매 열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2002년부터 중형SUV시장에서 판매 선두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판매경쟁을 벌여왔는데 최근 5년 동안의 연도별 대결결과는 3대 2로 쏘렌토가 앞선다.

현대차로서는 맏형으로서 자존심을 구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싼타페는 2018년 신형모델을 출시했을 때 국내 SUV 차량으로는 처음으로 내수판매 10만 대를 넘어서는 판매기록을 세운 현대차의 대표 브랜드로 꼽힌다.

하지만 2020년 들어 11월까지 싼타페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5만2260대, 쏘렌토는 7만6892대 팔렸다.

기아차는 3세대 쏘렌토 모델을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한 4세대 쏘렌토를 2020년 3월 출시했고 현대차는 2020년 6월에 4세대 싼타페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한 모델을 내놨다.

현대차는 부분변경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자동차업계에선 신형 싼타페를 놓고 ‘신차’급으로 바뀐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차가 6월 신형 모델을 내놓은 이후 싼타페 판매량은 11월까지 3만1094대인 반면 같은 기간 쏘렌토는 5만620대가 팔렸다.

두 모델의 판매량 격차가 난 데는 엔진 라인업 구성 차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싼타페에 디젤과 가솔린 모델만 두고 있지만 기아차는 쏘렌토에 디젤과 가솔린, 하이브리드모델까지 두고 있다. 쏘렌토가 싼타페보다 더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어 유리한 셈이다.

이런 점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도 올해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해 쏘렌토 판매량을 다시 넘겠다는 의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2020년 10월에 내놓은 투싼에서도 하이브리드모델이 3353대, 가솔린모델이 3671대, 디젤모델이 32대가 팔렸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

심지어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2월20일 사전계약에 들어갔다가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하루 만에 사전계약을 중단했다가 7월에 판매 재개했다.

다시 판매를 했을 때도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환경부에서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해 세제혜택이 없었지만 11월까지 약 5개월 동안 2만1246대 팔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이 없었다면 싼타페가 오히려 소폭 앞서는 판매량을 보일 수도 있었던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은 국내 고객들의 선호를 확인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