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과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 제재 해제의 지연 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2018년 효과를 봤던 기단 확대전략을 올해에도 계속 이어간다.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 발 묶인 반사이익 커져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


제주항공은 올해 안으로 기단을 45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2018년 말 기준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모두 39대다. 

제주항공의 기단 확대계획은 특히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으로 항공업계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업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크게 작용하지만 최근에는 저비용항공사 사이 노선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 따라 기단 확대의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노선 개편 등을 진행하면 제주항공이 슬롯(공항별 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을 확보하기 용이해질 수 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외부에 매각되더라도 비수익 노선 정리와 기재 축소 등 공급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포화돼 가는 공항 슬롯(공항별 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저비용항공사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전체 공급의 17%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과 구조조정으로 시간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경쟁사에게 기회”라고 말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연구원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제한적 확장은 대부분 항공사에 수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저비용항공사 1위를 하고 있는 제주항공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와 우월한 자금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주항공이 경쟁사와 달리 올해 B737-MAX8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 없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이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는 MAX8 기종 운항 제한사태로 올해 기단 확대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이 노선 확대의 제한을 받아도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제주항공은 올해 도입하기로 했던 항공기를 별다른 문제없이 들여올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 2위인 진에어의 국토교통부 제재 해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점도 제주항공에게 호재로 꼽힌다.

중국 신규노선 운수권 배분은 이르면 4월 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위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이 중국 주요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운수권을 배분할 때는 해당 운수권을 활용할 능력이 있는지도 평가하기 때문에 항공사의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진에어의 제재가 올해 3월쯤에 풀려 중국 운수권 배분에 진에어가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제재 해소가 지연되면서 진에어는 결국 중국 운수권을 신청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은 그동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가 과점 형태로 운항하고 있던 인천~베이징 등 중국 주요 노선의 운수권이 저비용항공사에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저비용항공사들이 기대를 품고 있다.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3월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운수권은 제주항공 고유의 사업모델로 근거리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많은 고객들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성실하게 운수권 배분 과정에 참여해서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