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약사회장이 약국에 쌓여가는 불필요한 복제약 재고를 줄이기 위해 힘쓴다.

22일 약사회에 따르면 김대업 회장은 약국이 복제약 재고를 떠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시장에 난립하는 복제약 브랜드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찾고 있다.
 
약사회장 김대업, 약국 복제약 재고 줄이기 팔 걷어붙여

▲ 김대업 대한약사회 회장.


약사회 관계자는 “김 회장은 복제약 수만 개가 각자 브랜드를 지닌 지금의 현실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고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제약(제네릭)은 이미 출시된 약을 그대로 만들어낸 의약품을 말한다. 약은 출시된 뒤 20년 동안 특허권 보호를 받는데 특허 기간이 끝나면 약을 개발하지 않은 다른 회사들도 상품명을 다르게 붙여 내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인기를 끌었던 ‘타미플루’는 2017년 8월23일 특허가 만료됐다. 이후 타미플루의 복제약 145개가 시판허가를 받았다.

문제는 이처럼 복제약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중소 제약회사 사이 경쟁이 심해지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약국이 재고 부담을 안게 된다는 점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한 제품에서 파생되는 복제약이 5~10개 정도지만 국내에서는 100~200개까지도 나온다”며 “복제약이 출시될 때마다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고 약국에는 재고가 쌓인다”고 말했다.

복제약은 제품 성분과 효과가 모두 같아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을 복용하든 상관없다. 따라서 복제약의 판매는 전적으로 의사가 어떤 약을 처방하는지에 달려 있다. 잊을 만하면 제약회사의 리베이트사건이 터지는 이유다.

약사는 의사가 처방하는 약만 제공해야 하므로 성분과 효과가 같은 제품을 여럿 들여놓을 수밖에 없다.

같은 복제약들이 고루 팔린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남은 제품들은 고스란히 불용재고의약품, 즉 유효기간이 지나서 사용하거나 반품할 수 없는 골칫거리로 남는다.

김 회장이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김 회장은 “약사는 의약품 재고가 남아도 소진할 방법이 없고 심지어 약사 본인이 먹어도 불법이다”라며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약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약국의 복제약 재고를 줄이기 위해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복제약 가격 개선방안’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

20일 박능후 복건복지부 장관과 만나 시장 수요보다 과다하게 시판되는 복제약을 줄이는 정책방향에 의견을 같이했다. 

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복제약 가격 개선방안은 복제약 가운데 품질관리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가격을 보전해주는 내용이다.

현재 복제약은 원제품 가격의 53.55%를 가장 높은 가격으로 매길 수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제시한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복제약 가격은 최저 원제품의 30.19%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성분이 같은 복제약이 20종을 넘으면 가격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복지부는 복제약 가격 개선방안이 시행돼 효과를 발휘하게 되면 복제약 가운데 상당수가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