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상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도 이에 발맞춰 발걸음이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이 돌아왔다, 투자금융업계의 롯데 계열사 상장 기대 부풀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롯데컬처웍스가 이른 시일 안에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에서 한동안 새로 상장하는 계열사가 드물었는데 7월 롯데정보통신이 롯데쇼핑 이후 12년 만에 상장한 데 이어 롯데컬처웍스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이 8개월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그룹으로 돌아오면서 주요 계열사의 상장도 속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컬처웍스는 6월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가 분리된 신설법인으로 롯데쇼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가 둘 다 1천만 관객을 넘기면서 몸값을 놓고 시장의 기대도 높다.

신 회장이 복귀하면서 롯데그룹은 오랜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신 회장이 풀려난 지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롯데케미칼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롯데컬처웍스 외에도 롯데그룹에서 상장을 앞둔 계열사는 많다. 현재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 외에도 롯데렌탈, 롯데건설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가장 기대받는 건 호텔롯데다.

롯데그룹은 2016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지만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검찰 수사와 신 회장의 구속 등으로 작업이 중단됐다.

호텔롯데는 공모 규모만 4조~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초대어급’이다.

호텔롯데가 2016년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3조 원에 이른다. 현재 면세점사업 부진으로 가치가 이전보다는 떨어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면세점사업이 서서히 회복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도 신 회장의 복귀에 맞춰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롯데그룹에서 기업공개(IPO)는 물론 대규모 인수합병과 설비 투자 등을 위한 자금 조달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그룹은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를 공식화하고 예비입찰에도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롯데그룹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재계 5위 롯데그룹의 이름값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보통 투자금융업계에서 한 번 신뢰를 쌓으면 그 뒤로도 계약관계를 이어갈 때가 많다는 점도 투자금융업계가 롯데그룹의 환심을 사려는 이유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회사채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4조 원가량의 일반 회사채를 발행했다. SK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발행 규모가 크다.

기업공개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래에셋대우는 롯데그룹이 처음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할 당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상장이 중지된 이유가 외부 영향 때문이었고 이미 관련 작업을 진행하며 쌓은 관계가 있어 가장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장이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추진하면 주관사도 다시 선정할 것”이라면서도 “기존 주관사가 경험이 있으니 다시 선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롯데정보통신 상장을 무사히 마치기도 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대우증권 시절 롯데쇼핑의 상장주관사를 맡은 경험도 있다.

이밖에 회사채시장에서는 일본계 주주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과 최근 들어 롯데그룹과 접점을 늘리고 있는 KB금융그룹도 주목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