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각 은행에 맞춰 차등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방안을 18일 발표한다.
 
최종구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기준은 은행별 차등 적용"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종구 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10월 안에 관리지표로 도입하는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와 관련해 “고(高)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기준을 2개 이상으로 둘 것”이라고 밝혔다.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이란 대출 한도를 측정할 때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할부금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3월부터 은행권에 시범도입됐으며 10월부터는 가계부채 관리지표로 본격 활용된다.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의 핵심은 높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의 기준을 몇 %로 설정하고 이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전체 대출의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다.

최 위원장은 “높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기준을 일률적으로 70% 또는 80%로 정하고 일정 범위까지 대출을 허용하면 120%를 넘는 대출이 상당수 나타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기 위해 높은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기준을 2가지 이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기준으로만 제한하면 그 기준을 훨씬 웃도는 위험한 대출을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기준을 2개 이상 두면 구간별로 다른 규제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고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기준을 80%로 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대출 허용 규모를 20%로 제시하더라도 이 가운데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120%를 초과하는 대출은 10%이내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최 위원장은 또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에 차별화된 기준을 둘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의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편차가 상당하다”며 “일률적으로 조정했을 때 규제 준수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권 평균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은 71%지만 시중은행은 52%, 지방은행은 123%, 특수은행은 128%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 위원장은 다만 서민고객과 취약고객의 대출이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조항을 두겠다고 했다. 기존 사잇돌대출 등 서민금융상품과 300만 원 이하 소액 대출을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 규제 예외로 설정했지만 이 대상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부동산 임대업대출 규제인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도 대폭 강화된다.

임대업 이자상환비율은 부동산 임대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해당 임대업대출의 연간 이자비용과 해당 임대건물 기존 대출의 연간 이자비용의 합으로 나눈 비율이다. 주택은 1.25배, 주택이 아닌 경우 1.5배를 넘어야 대출이 이뤄졌다.

최 위원장은 “4개 은행의 부동산 임대업대출을 점검해보니 임대업 이자상환비율 규제로 대출이 거절된 사례가 하나도 없어 상환능력이 검증된 것이냐는 의문이 들었다”며 “이런 문제 의식을 토대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 규제 시행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