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SK텔레콤처럼 중국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배제할까?

KT가 ‘국민기업’을 강조해온 만큼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5G 경쟁력 강화를 고려해 SK텔레콤과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KT, SK텔레콤처럼 중국 화웨이 5G 통신장비 배제하나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5G 통신장비 선정을 앞두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KT는 2019년 3월 5G를 상용화하겠다는 일정을 맞추려면 조만간 5G 통신장비업체를 선정해 5G 망 구축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은 14일 우선협상대상자에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을 선정했다.

KT가 화웨이를 통신장비업체로 선정할지 여부가 통신업계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은 화웨이 장비를 제외했고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KT의 결정에 따라 한국 통신장비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KT는 현재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웨이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어 KT가 선뜻 화웨이와 손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기업을 표방해온 KT가 국내 기업의 통신장비 대신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반발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또 KT는 LG유플러스와 달리 화웨이와 협력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야 할 필요성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KT는 4G에서 수도권과 부산, 울산 지역에 삼성전자 장비를, 강원도와 충청북도, 경상도에는 에릭슨 장비, 그 외 지역은 노키아의 제품을 사용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4G에서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기 때문에 호환성 측면에서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며 “하지만 KT는 LG유플러스보다는 SK텔레콤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가 5G 경쟁력 측면을 고려하면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 장비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 제품보다 가격이 30%가량 저렴하고 성능도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품 개발도 가장 앞서 있어 빠듯한 5G 상용화 일정을 감안하면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KT는 5G 시대에 SK텔레콤의 1위 자리를 넘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화웨이 통신장비를 제외한 SK텔레콤과 차별화된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

KT는 SK텔레콤과 동일하게 3.5GHz 대역에서 100MHz 대역폭을 낙찰받았다. 두 회사의 5G 서비스 품질은 통신장비의 성능에서 차이가 날 공산이 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통신장비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보다 3.5GHz 대역에서 압도적 기술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KT가 SK텔레콤보다 좋은 통신장비를 구축하고 싶다면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아직 5G 통신장비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직 각 회사의 통신장비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5G 상용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통신장비회사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