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북한 땅을 밟을 수 있을까?

포스코 회장으로서는 가장 큰 숙제는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철강을 이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와 불화설의 종식이다. 
 
최정우, 문재인 북한 방문에 포스코도 함께 가야할 이유 많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


최 회장이 정부의 방북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면 이 두가지 난제 양쪽을 모두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의 초청을 대비하고 있다.

2000년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그룹 총수급이 상당수 포함됐다. 포스코도 2007년 이구택 당시 회장이 참여했다. 

물론 유엔 대북 제재가 여전하다보니 구체적 투자 논의를 하기는 어려울 수 있는 데다 방북단 규모가 비교적 작아 기업인들이 많이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강국 건설’ 노선을 뚜렷이 하고 있는 만큼 민간기업과 최대한 교류를 트기 원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 회장도 북한 방문에 동행하기를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켐텍을 통해 2차전지 소재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데 북한에 핵심재료인 흑연이 200만 톤이나 매장돼 있다. 북한은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노다지 광산이나 다름없다. 

최 회장은 신사업 개척을 중점에 둔 전략적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임자인 권오준 전 회장이 철강 기술 전문가로서 기술 중심의 구조조정에 집중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포스코켐텍은 이런 최 회장이 세운 ‘100년 기업 포스코’ 육성 전략의 선봉에 서있다. 다만 흑연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만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흑연의 안정적 확보가 절실하다. 포스코켐텍이 내화물을 만들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마그네사이트도 북한에 30억 톤 정도 묻혀 있다. 세계 2위 규모의 매장량이다. 

최 회장은 취임 뒤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포스코켐텍은 마그네사이트를 중국에서 비싼 가격에 사들이고 있는데 여기 의존하지 않으려면 북한을 바라봐야 한다”며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천연흑연과,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켐텍 대표 시절이던 5월에 이미 남북 경제협력을 대비해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원료, 재무, 투자조직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기도 했다. 

최 회장에게 북한 방문 동행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번번히 해외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되면서 끊임없이 구설에 시달렸는데 최 회장이 동행한다면 포스코는 이런 구설과 결별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이명박 정부와 정경유착 의혹 등으로 국민들로부터 쇄신 요구를 받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은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정부와 불화설이 사실인지를 떠나 대외적으로 보이는 관계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데 방북 경제사절단은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