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월 기준금리를 연 1.5%로 9개월째 유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서울 한국은행 본주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연 1.5%로 기준금리를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올린 뒤 9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8월 금리 연 1.5%로 9개월째 동결, 경제지표 부진 감안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7월 고용 지표가 8년6개월 만에 최악 수준으로 나타난 데다 소비지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7월 취업자 증가폭은 5천 명으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5개월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기업경기실사지수도 지난해 2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74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는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크게 축소되는 등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7월 전망 경로와 대체로 부합하는 잠재 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과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 대외적 요인도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만큼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는 “장기 시장금리는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과 고용 부진 등으로 떨어졌다”며 “주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하락했다가 최근 반등했고 원/달러 환율은 미국 달러화 가치 변동에 따라 오르내림세를 반복했다”고 파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만큼 한국은행이 받는 금리인상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한 차례 올리면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로 벌어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는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