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누가 오르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사업을 모두 거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인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명된다.
 
삼성전자 DS부문장 누가 맡게 되나, 김기남 가장 유력하게 거명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삼성전자는 13일 권 부회장이 DS부문장에서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임하고 있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도 내년 3월 임기를 마친 뒤 물러나기로 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부품시장에서 강력한 호황기가 이어지며 가장 성장성이 높은 사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영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자칫 삼성전자가 중요한 시기에 성장기회를 놓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권 부회장의 후임으로 누가 DS부문장에 올라 역할을 대신할지에 시선이 몰린다.

삼성전자가 권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등으로 사업부문별 각자대표체제를 갖추고 있는 만큼 DS부문장이 신임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 두루 경험을 쌓고 특히 반도체사업 초기부터 급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김기남 사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김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D램연구소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시스템LSI사업부장과 반도체총괄 등을 거치며 대부분의 주요 부품사업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올해 5월 진행된 반도체사업부 조직개편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사업부장과 시스템LSI사업부장,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모두 새로 선임하며 김 사장은 반도체사업 총괄역할만을 맡도록 했다.

반도체사업부를 재편하고 인력을 대폭 보강한 만큼 김 사장이 DS부문장으로 올라도 역할과 사업운영체계에 큰 변화가 없도록 이미 선제적으로인사가 진행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향후 3년 동안 진행할 투자계획도 내놓았다. 이 때문에 권 부회장이 조직개편과 대규모 투자 등 주요 결정을 앞당기며 세대교체를 준비해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세계시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올레드패널 등 주요제품의 경쟁력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고 고객사도 대거 확보하며 안정적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분간 특별한 리스크가 예상되지 않는 만큼 신임 DS부문장이 적응할 시간도 충분히 벌어둔 셈이다.
 
삼성전자 DS부문장 누가 맡게 되나, 김기남 가장 유력하게 거명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김 사장은 올해 60세로 권 부회장보다 6살 아래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권 부회장과 서울대 공대 선후배 사이다.

세계 반도체, 디스플레이업계와 학회에서 모두 인정받는 기술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기술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최연소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도 올해로 37년째로 권 부회장보다 4년 정도 많은데다 이미 삼성전자 내부에서 ‘제2의 권오현’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부문장이 권 부회장과 같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도 겸임할지는 불분명하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을 대신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권 부회장이 디스플레이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기 위해 대표를 겸임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박 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다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권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전자 이사진에 곧 사퇴의사를 밝히며 후임자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