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토스뱅크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를 눈여겨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카카오뱅크는 좀처럼 주가가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의 흥행 여부가 향후 기업공개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IPO 진척에 토스 주목, 주가 반등 목마른 카카오뱅크도 '촉각'

▲ 카카오뱅크, 비바리퍼블리카 등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9월부터 본격적 상장절차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가 5조~6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기업공개(IPO)시장 ‘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터넷은행 3사는 2024년 상반기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썼다.

인터넷은행 막내 토스뱅크는 8월30일 상반기 순이익 245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한 것으로 4개 분기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순이익 854억 원을 내면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241.6% 급증했다. 2022년 기록한 연간 최대 순이익(836억 원)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1년 전보다 26% 늘어난 순이익 2314억 원을 내면서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반기 기준 순이익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DB손해보험이 새롭게 인가 경쟁에 뛰어드는 등 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제4인터넷은행 설립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뒤 8년 동안 시장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참신한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고객군을 확대하고 이익개선을 보여주는 등 빠르게 신뢰와 신용을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디지털금융에 익숙한 2030세대가 세계 핵심 경제인구로 부상하고 있고 코로나19로 금융소비자들도 모바일환경이 익숙해졌다”며 “앞으로도 디지털뱅킹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금융업계에서는 여기에 연내 케이뱅크의 성공적 기업공개가 더해지면 업계 전반을 향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바라본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가 상장에 흥행한다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뒤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논란에 발목을 잡혀 현재 주가가 2만 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케이뱅크 상장은 경쟁자의 등장이기도 하지만 주가 평가지표를 늘리고 업계 전반의 투자 안정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국내에서 상장한 유일한 인터넷은행이라 그동안 비교군이 없었는데 케이뱅크가 상장하면 주가를 평가할 새로운 기준이 생기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뒤 최고가와 비교하면 주가가 4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 주가 관리는 중요한 경영과제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놓고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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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뱅크는 8월30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면서 올해 안 기업공개 계획을 밝혔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케이뱅크 상장에 더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도 올해 초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2025년을 목표로 기업공개를 공식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현재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핵심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 등 내부가치를 높이는 데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앞으로 상장시기 결정 등 본격적 상장 준비 절차에서 같은 업계 선발주자인 케이뱅크의 성적과 기업공개 시장 상황 등 외부여건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은행과 증권 등 주요 계열사가 본격적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창업 11년 만에 적자탈출에 긍정적 신호를 받고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 “모든 서비스의 고른 성장이 2024년 상반기 최대 실적의 원동력”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두고 시장과 적극적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2년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서 기업가치를 9조 원 안팎으로 평가받았다. 상장을 통해 최소 10조 원이 넘는 가치를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이날 비상장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주가가 10%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이 4조6천억 원대로 늘었다. 직전 거래일인 8월30일 코스피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면서 기업공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신속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의 디지털전환 투자, 제4인터넷은행 인가 등에 따른 시장 경쟁 심화, 은행 영업력의 핵심인 자본총계 확대, 내수시장 한계에 따른 성장 둔화 등 과제도 만만찮다.

신용평가모델 신뢰성 강화, 모바일 금융 외 혁신 서비스 개발 등도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은 케이뱅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며 “케이뱅크의 올바른 가치를 인정받아 영업 기반을 확대해 상생금융과 혁신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