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시정비 주요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거나 유찰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면서 시공사 선정 일정에 변수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벌이는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 경쟁도 끝까지 가봐야 승자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 시공사 선정 안갯속,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수주 1위 '끝까지 간다'

▲ 사진은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와 오티에르.


3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12월 예정된 도시정비 시공사 선정 일정이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3150억 원을 올려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추가 수주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2일 경기 산본1동2지구 재개발사업(추정 공사비 2800억 원)에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합은 포스코이앤씨로부터 사업참여 제안서를 받아본 뒤 수의계약 전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최종 시공사 선정은 내년 상반기로 계획됐다.

경기 안산중앙주공6단지 재건축사업(추정 공사비 2700억 원)은 12월1일 입찰을 마감한 뒤 12월23일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다만 조합 내부에서 내홍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유주도 아닌 공인중개사업소를 운영하는 특정인이 특정 건설사를 배제하거나 지지하며 이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산중앙주공6단지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조합창립총회를 6번 열었지만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했다. 이후 한국토지신탁과 무궁화신탁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포스코이앤씨가 단독으로 입찰한다면 유찰이 돼 시공사 선정 일정이 내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 1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포스코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등 5개사가 참여해 시공사 선정 기대가 크다.

현장설명회 참여가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되지만 반드시 입찰참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입찰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포스코이앤씨는 4조5850억 원가량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하게 된다. 

최종 수주 공사비 여부에 따라 2022년 신기록인 4조5892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수주를 확정하면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도 확정된다. 

포스코이앤씨는 도시정비 신규수주 2021년 2조7456억 원, 2021년 4조213억 원, 2022년 4조5892억 원을 기록하며 해마다 신기록을 경신해왔다. 

현대건설이 현재 도시정비 신규수주 2조5166억 원을 달성해 2위를 달리고 있는데 막판 역전 기회를 엿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내내 압도적 수주를 바탕으로 1위를 질주했지만 현대건설도 12월 뒷심을 발휘에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천 제물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4911억 원)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 

또한 경기 평촌 한가람 세경아파트 리모델링(4752억 원), 평촌 공작부영 리모델링(2700억 원), 부산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4198억 원), 서울 응봉1구역 재건축사업(2600억 원) 등의 수주가 12월 기대된다. 

시공사 선정 총회가 예정대로 열린다면 4조4327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확보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안산중앙주공6단지 수주 여부에 따라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현대건설도 연내 시공사 선정을 장담하기 어려운 곳들이 많다. 평촌 한가람세경아파트 리모델링, 평촌 공작부영 등의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 일정이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평촌 공작부영 리모델링사업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두 건 이상의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내년으로 밀린다면 현대건설이 4조 원이 넘는 도시정비 신규수주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20년부터 3년 연속 도시정비 신규수주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해에는 9조3395억 원을 수주해 GS건설이 세운 8조100억 원의 수주기록을 깨뜨렸다.
 
도시정비 시공사 선정 안갯속,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수주 1위 '끝까지 간다'

▲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278-2번지 일대 노량진1 재정비촉진구역 모습. <연합뉴스>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신규수주 실적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성이 양호한 곳을 선별하는 수주기조가 강했고 출혈을 감내하며 경쟁수주에 뛰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산 촉진2-1구역은 공사비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69층 초고층 랜드마크로 지어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꼽힌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2회 연속 입찰에 참가하지 않아 유찰됐다. 

노량진뉴타운에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1구역은 GS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3파전으로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높았지만 결국 20일 마감한 입찰에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여의도 재건축1호로 부상한 재건축1호로 꼽히는 공작아파트 시공사 선정도 올해 안에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건설과 수의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냉각된 상황에서 선별수주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단순 실적을 채우기 위한 수주활동은 지양하고 있고 내년에는 선별수주 기조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3년 동안 넉넉한 도시정비 수주실적을 확보한 건설사들이 이를 진척시키기 위해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