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TSMC 너무 일찍 팔았나, 미국 증권전문지 "주가 상승여력"

▲ 대만 TSMC가 중국의 침공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실적 회복 등 주가 반등에 긍정적 계기를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대만 TSMC 지분을 지나치게 일찍 처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침공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실적 부진 리스크는 여전하지만 올해 반도체 파운드리 수주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TSMC 주가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2일 증권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TSMC가 올해 주가 상승 계기를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시킹알파는 TSMC의 최근 주가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진입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며 당분간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제시했다.

반도체 미세공정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적할 상대가 없는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앞으로 도입할 3나노 2세대(N3E) 및 2나노 등 차세대 공정을 통해 더 큰 사업 기회를 얻을 것이라는 의미다.

시킹알파는 TSMC가 당분간 경쟁사의 실질적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가장 약점으로 꼽히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결해나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고 바라봤다.

TSMC 주가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부정적 시선은 워런 버핏의 지분 매도를 계기로 힘을 받기 시작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TSMC 지분 41억 달러(약 5조4천억 원) 규모를 매수한 뒤 이례적으로 수 개월만에 지분을 전량 처분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은 투자자행사에서 TSMC와 관련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지분 매도 이유로 설명했다.

장기 투자를 고집하는 워런 버핏이 TSMC 지분을 단기간에 처분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TSMC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중요하게 인식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이 대만을 향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따른 반도체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 등이 꾸준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시킹알파는 TSMC가 반도체 생산 거점 다변화에 속도를 내며 이러한 리스크를 낮추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400억 달러(약 52조8천억 원)를 들이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투자에 이어 일본과 유럽에도 공장 설립 절차를 본격화하며 대만에 첨단 반도체공장이 편중되어 있다는 단점을 해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TSMC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투자자들에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른 시일에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시킹알파는 “TSMC가 하반기부터 애플 등 고객사 수주로 실적 반등 계기를 확보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지켜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결과적으로 워런 버핏이 버크셔해서웨이의 TSMC 지분 매각을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 반도체업황의 빠른 회복 전망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 측면을 고려한다면 현재 기업가치는 저평가된 수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킹알파는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TSMC 투자를 꺼리는 일은 충분히 합리적이지만 앞으로 최소 수 년 동안 TSMC 주가는 상승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