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IPO(기업공개) 강자’로 통했던 한국투자증권이 명예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대어가 떠난 IPO시장에서 중소형주에 집중하면서 견조한 성과를 내는 데 이어 올해 최대 빅딜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두산로보틱스의 대표주관사가 됐다. 
 
IPO 대어 두산로보틱스 잡은 한국투자증권, 'IPO 명가' 부활 청신호 켰다

▲ 10일 올해 상장기업 공시를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이 공모총액 기준으로 92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형주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하면서 체면을 구겼던 한국투자증권이 다시 IPO 강자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올해 상장기업 공시를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이 공모총액 기준으로 926억 원을 기록하면서 주관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공모건수도 3위로 가장 많다.

전통적인 IPO 강자로 꼽혔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예상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9년 이후 2위 아래로 내려간 적 없지만 2022년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 밀려 상장주관 실적 4위를 기록했다. 

빅딜들이 연달아 무산된 영향이 컸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던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스튜디오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주관실적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 

증시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어’들은 올해에도 IPO시장을 떠나고 있다. 

IPO시장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컬리,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몸값 조단위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고 중소형주들만 남아 ‘따상’을 이어가는 중소형주 위주 장세가 전개되고 있다. 
 
IPO 대어 두산로보틱스 잡은 한국투자증권, 'IPO 명가' 부활 청신호 켰다

▲ 2023년 상장 주선인 IPO 실적(이전상장, 스팩 제외).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중소형딜에 집중하며 분주히 실적을 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대어가 떠난 IPO시장에서 오브젠, 제이오, 나노팀 등 3곳을 상장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초반 선두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 

현재 상장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도 가장 많아 한국투자증권은 당분간 바쁜 일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한 7곳 기업 가운데 리츠 두 곳(한화리츠, 삼성FN리츠)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상장을 주관하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들이 빅딜에 집중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중소형딜에 신경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례로 전통 IPO 명가로 불렸던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주관실적을 하나도 쌓지 못했다. 주관을 맡았던 오아시스, 마켓컬리, 케이뱅크 등이 대어들이 모두 상장을 중단하면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여러 업종에서 많은 중소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며 “예전부터 꾸준히 크고 작은 딜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몸값 조단위 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두산로보틱스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속도를 더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KB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드스위스(CS)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4분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 상장은 올해 최대 빅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공모규모가 최소 1조 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대어급 IPO가 모두 무산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최근 로봇주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인 점과 앞서 상장한 뉴로메카, 에스비비테크 등 로봇기업들이 IPO과정에서 흥행을 기록한 점이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 정희경 기자